[중도초대석] 최병욱 한밭대 총장 "소통하려 노력했던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중도초대석] 최병욱 한밭대 총장 "소통하려 노력했던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 승인 2022-08-08 10:39
  • 신문게재 2022-08-09 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20220807-최병욱 총장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글로컬 산학일체 혁신대학.'

이는 최병욱 한밭대 총장이 2018년 취임 당시 설정했던 대학 비전이다. 훌륭한 교수를 초빙하고 이 교수들이 우수한 연구성과를 도출해 기술이전 및 기술지도를 할 수 있게 하는 INC(Idea, Needs, Capability) 기반 산학협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의 Needs에 부합하기 위한 Idea를 도출하고, 대학의 역량(Capability)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INC(잉크) 기반 산학협력이다. 한밭대는 최병욱 총장 재임 기간 동안 현장전문가들을 전임 산학협력중점교수로 모시고, 이 분들이 산학협력에서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임기 중 성과는 'C+U200 졸업이수제도 도입', '진로지도' 등 다양하다. 4년 임기 종료를 앞둔 최병욱 총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8월 16일에 임기가 마무리된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4년의 시간이지만,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 긴 시간이었고, 보람과 아쉬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





- 임기 내 성과를 말씀해 주신다면.

▲제 스스로 저의 성과를 말한다는 것이 쑥스럽기는 하다. 저는 지역에 뿌리를 둔 국립대학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양성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성과라면 성과라고 하고 싶다.

좀 더 자세히 분야별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교육이다. 취임 초부터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일정한 정도를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는 C+U200 졸업이수제도 도입이다. 한밭대 졸업이수 최저학점인 130학점(credit)을 이수하고, 비교과 프로그램에서도 70유닛(unit)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해 정규교과목 수강으로 만으로는 부족할 만한 대학생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로는 학생들의 진로지도에 힘을 쏟았다. 졸업 후에도 본인의 진로를 설정하지 못하고, 취업도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매우 안타까웠다. 그래서 우리 한밭대는 진로설계 교과목을 신설(진로설계 I~IV)해서 학년별로 자기에 대한 이해 및 역량분석, 미래 진로에 대한 꿈키우기, 포트폴리오 작성 등을 통한 자기관리 역량 강화, 진로 실현 및 취업 역량 강화 등을 재학 중에 준비하게 해왔다.

세 번째로는 가치창출형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저는 취임하고 우리 대학의 비전을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글로컬 산학일체 혁신대학'으로 설정했다. 4년이라는 기간 동안 한밭대가 산업협력 중심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네 번째, 우리 대학은 지역에 뿌리를 둔 중규모의 국립대학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제가 '지역사회상생센터'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그동안은 지역과의 연계를 기업들과의 산학협력에서만 찾았는데, 이젠 지역사회 전체와 협력하고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산학협력도 지산학(地産學)협력으로 확대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는 나름대로 소통하려고 노력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소통이라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기에 저도 제대로 잘 했다고 자부하지는 못한다. 다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총장실 문을 열어두고 모든 구성원들과 대화하려고 애썼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고 무기계약직의 대학회계직으로의 전환, 교수회 위상 제고, 대학평의회 구성 등의 일부 성과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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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립대학의 통합 문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 한밭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지난 겨울에 한밭대와 충남대가 통합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논의해보자고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차원에서 충남대가 올해 1월부터 교내에서 의견을 모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우리 대학은 제가 총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서 통합을 하자 말자라고 하기에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통합에 대해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으나 아마도 새로운 총장이 취임을 하게 되면 좀 더 본격적으로 논의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우리 대학에서도 교·직원, 학생 및 동문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학발전특별위원회를 최근 구성해서 통합 논의에 대한 기본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신임 총장이 임기를 시작하면 이 위원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우리 대학 자체의 본격적인 방안 수립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도 여기에는 통합을 추진할 경우 국가나 지역의 기대치와 눈높이에 맞는 국립대 혁신 모델을 담아야 할 것이며, 구성원들의 생각들을 담는 절차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저는 두 대학의 산술적 통합이 글로벌 경쟁력을 보장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출발점으로 일정 이상의 규모 확보는 큰 도움이 된다. 즉, 최소한의 규모의 경제는 갖춰야 한다. 인근의 카이스트나 서울대학교만 해도 전공단위에서 교수진이 우리 국립대학들보다는 훨씬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반도체의 경우도, 세부적인 공학 전문분야가 촘촘히 연결돼야 한다. 임계이상 규모의 확보 위에, 대학의 특성화를 위한 내부혁신과 질적 수준을 견인할 정부의 재정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폭발력이 생길 것이다.

또 하나는 통합을 통해 새롭게 교육혁신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온라인 콘텐츠가 넘쳐나고 학생 수가 감소하는 시대에 소수의 학생을 모두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인재로 양성해야 할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게 된 상황이다. 그런 차원에서 캠퍼스가 없이 전 세계에서 수업 받는 미국 미네르바대학, 또는 프로젝트로만 교육을 하는 미국 올린공과대학, 공학과 디자인 및 경영학이 융합되는 핀란드 알토대학 등의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제대로 교육하는 국립대학을 만드는 것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 지방대학 지자체 권한 이양, 반도체 인재 양성 등 새 정부에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지자체가 대학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 자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중앙정부가 대학을 지원하는 권한과 책임을 지자체에 이양한다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될 수 있어 그런 점에서는 우려할 만한 일이다.

특히 국립대학들은 더욱 그렇다. 국가가 지역균형발전과 고등교육 인재양성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지원하지 않고, 지자체 형편에 따라 대학들이 운영되게 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일이다. 중앙정부는 권한을 이양하기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학을 지원하고 인력양성이 가능하게 해야 하며, 지자체들은 이 과정에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내고, 대학 지원에 협력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문제 제기와 자문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반도체 인재양성에 대해서는 정말로 많은 전문가와 언론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특히 단순히 학과를 신설하는 일은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오히려 현재의 대학 정원 내에서 인력양성 프로그램의 혁신과 재정지원, 우수 교원확보 등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학령인구 감소시대에 대학 정원 증원이 장기적으로 대학 간 불균형, 수도권 집중 문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새롭게 인재양성이 필요한 산업이 나온다고 또 학과신설과 증원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이런 차원에서 대학 내 프로그램 운영의 유연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우수교원 확보, 우수 교육시설 지원을 통한 인력양성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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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밭대 학생들 또는 중도일보 구독자에게 한 말씀.

▲먼저 우리 한밭대 학생들에게 말씀드리자면, 지난 4년간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총장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만, 여러분이 느끼기에는 많은 것들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이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갈 주인공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하루하루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앞으로도 한밭대는 여러분들의 응원군이 되도록 할 것이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제가 중도일보 독자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활동해 중도일보에는 많은 애정이 있습니다. 독자님들께서 부족한 것이 많은 우리 한밭대를 늘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점에도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한밭대는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늘 애정 어린 관심과 질책을 부탁드린다. 감사하다.


대담=박태구 경제교육부장(부국장), 정리=김소희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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