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 [출처=중도일보 DB] |
한때 '충청대망론'을 등에 업고 대권까지 꿈꿨던 만큼 그의 거취나 행보에 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리지만, 사실상 정치 재개는 불가능하단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은둔형 정치를 펼칠 가능성도 제기돼 한동안 안 전 지사의 행보는 관심을 끌 전망이다.
안 전 지사는 4일 오전 7시 55분 여주교도소 정문을 걸어 나왔다. 짙은 남색 정장 차림이었다. 안 전 지사는 마중 나온 지지자들과 간단히 인사한 뒤 차량으로 자리를 떴다.
정치인으론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충남 논산·금산·계룡), 강준현(세종을) 의원이 유일하게 마중 나왔다. 이들은 '안희정계'로 분류되던 인물들이다. 두 사람은 단지 친구로서 마중 나왔다며 정치적 해석엔 선을 그었다. 안 전 지사와 강 의원은 남대전고 동기, 김 의원은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다.
안 전 지사는 취재진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으나, 기자들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양평군 모처에서 대외활동을 자제하며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의 향후 행보는 정치권의 관심사다. 그는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위협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여야 모두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충청대망론' 주자로서 지역에서 지지기반도 두터웠다. 이런 이유로 안 전 지사의 행보와 거취를 정치권이 주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생명이 이미 종말을 고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일찍이 민주당에서 출당·제명된 상태이고 무엇보다 성폭행이란 멍에를 지면서 이미지 타격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계 복귀를 위한 길도 막힌 상황이다. 안 전 지사는 형 집행이 종료된 뒤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은둔형 정치를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진 않다. 안희정계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건으로 와해했지만, 주요 인사들이 중앙은 물론 지역 곳곳에 진출해있다. 때문에 공개적이진 않지만 안 전 지사를 중심으로 사람이 몰릴 가능성도 없진 않다.
민주당 모 인사는 "안희정 전 지사가 다시 정치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대권 주자 반열에 들었던 인사다 보니 행보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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