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열린 대전 후보자 합동 유세현장을 찾은 모습. [출처=이성희 기자] |
당내 혼란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절차가 본궤도에 올랐지만, 앞으로 운영될 비대위 성격이나 향후 전당대회 시기 등을 놓곤 의견이 달라 잡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최고위 의결에 따라 사흘 동안의 공고 기간을 거쳐 이번 주 내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비대위 체제 출범을 결정한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당이 초유의 비상 상황"이라며 "우선 당을 빠르게 수습하는 부분에 있어서 모든 의견이 모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체제 전환이 순탄할진 미지수다. 이르면 5일 개최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 유권해석과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이 곧바로 통과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비대위의 성격과 전당대회 시기 등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비대위가 조기 전당대회 준비에 초점을 둔 '관리형' 또는 당의 체질을 바꿀 '혁신형'이냐를 두고 의원들의 생각이 제각각이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B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당의 지도체제, 리더십을 정상화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이번 비대위는 빠른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그런 형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당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은 조해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새 지도부가 되는 비대위는 지금 지도부보다는 훨씬 더 유능하고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 혁신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며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도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비대위 출범 직후 즉각 전대 준비에 착수해 9~10월께 조기 전대를 개최하자는 주장이 있는 반면 올 정기 국회와 새해 예산 처리를 마무리한 다음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에 임기 2년을 보장하는 방안도 고개를 들고 있다.
게다가 이준석계는 여전히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발 중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사퇴 의사를 밝힌 배현진 최고위원 등의 최고위 의결 참여를 겨냥하고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고 직격하며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았다.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무엇이 급한지 우리는 절차적 정당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지금의 논의 방향이 혼란의 종식이 아니라 혼란을 더 조장하는 분열로 가는 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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