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상승하며 대전의 한 식당에 메뉴판 가격이 바뀐 흔적이 있다. 사진=윤주원기자. |
2일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43으로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5.9% 각각 상승했다. 세종은 109.28로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6.5% 각각 높았으며, 충남은 110.20으로 전월대비 0.7%, 전년동월대비 7.5% 각각 상승했다.
전국적으로는 7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를 넘은 것도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물가가 급속도로 오르자 돈을 아끼는 '무지출챌린지'나 '짠테크'도 주목받고 있다. 대전에 사는 A씨는 "월급은 제자린데 물가는 안 오른 게 없다"며 "배달음식을 줄이고 냉장고 재료를 활용하고 기름값이 비싸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푸념했다. 대전지역 물가는 지난 3~4월 4%에 머무르다가 5월 5.2%에 이어 지난 6월과 7월 연속으로 5.9%를 기록했다.
특히 이 달엔 전기가스수도요금이 13.8~15.5%로 눈에 띄게 올랐다. 지난 7월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됐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 당 5원 인상했다.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도 MJ(메가줄)당 1.11원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대전에서 전기료가 18.2%, 도시가스가 17.5%, 지역난방비가 13%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8.3~10.8% 뛰었다. 공업제품 중 등유가 75.2%, 식용유가 60.3%, 밀가루가 59.6% 비싸졌다. 무더위와 장마로 작황이 부진하며 농산물 가격도 농·축수산물 가격도 4.4%~7% 고공행진했다. 배추가 125.3%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오이는 79%, 열무가 51.8% 인상했다.
서비스가격은 3.7%~4.6% 비싸졌다. 원자재 가격과 공공요금이 무더기로 인상하며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농산물 등에 영향을 미쳐 '도미노'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여행 수요가 늘었다. 개인 서비스 중 국내단체여행이 지난달보다 27.5%, 승용차 임대료가 24.7%, 국제 항공료가 23% 비싸졌다. 지난달에 비해 휴양시설 이용료가 20%, 호텔 숙박료가 16.4%, 콘도이용료는 14.6% 비싸졌다.
이에 충청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가 가장 많이 올랐으며 공공요금, 외식비가 큰 폭으로 상승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답했다.
이상문·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