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장우 대전시장. [출처=대전시] |
국민의힘은 1일에도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 사퇴 여부가 화두였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당 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불을 댕긴 건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전 시장은 SNS에 "지도부 총사퇴 하시고 새로이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권을 주어 이준석 대표체제의 공백을 메꾸어 나가는 게 정도(正道) 아닌가"라고 썼다.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전혀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며 권 원내대표를 저격했다.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현시점에서 원내대표 사퇴 요구는 상황 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권 원내대표가 내홍을 수습하면서 향후 비대위 체제를 안착시켜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사퇴 여부나 비대위 전환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지만,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을 추인키로 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당이 비상상황인지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았다"며 "비상 상황이라고 하는 의견에 극소수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당내에선 비대위 출범 요건을 놓고 해석이 첨예했다. 국민의힘 당헌 96조는 당 대표가 궐위 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대위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내에선 최고위 기능 상실 요건을 두고 '전원 사퇴론'과 '과반 사퇴론'이 팽팽히 맞섰다. 친윤계는 과반 사퇴론을, 친이준석계는 전원 사퇴론을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 성격이나 활동에 대해서도 의견이 제각각이다.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 차원의 단기 비대위로 운영해야 한다는 쪽과 전권을 쥐고 혁신형 비대위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어찌 됐든 비대위 출범은 당내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의 내홍에 "쇄신이든 수습이든 조기에 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안타깝게도 집권당 내부 사정이 매우 복잡하다"며 "당 내부 사정이 복잡하더라도 국회 차원의 민생대책은 조기에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쇄신이든 수습이든 조기에 하라는 것이 저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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