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교수 |
학생들은 축제를 통해 동아리 활동을 알리고 각종 공연이나 전시, 부대 행사장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동기, 후배들과 파전에 막걸리를 마실 때가 최고로 행복했으며 옆자리에 여학생이라도 있으면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 어른이 다 된 그것처럼 후배들에게 우쭐대기도 하고, 체육행사와 예술제, 각종 경연대회도 구경하면서 사회체험과 사교, 경험과 화합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오늘은 대전에 '대학 연합축제와 체육제전'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의 '대학 문화의 꽃-대학 축제'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1956년에 시작된 대학 축제에서는 포크댄스와 가장행렬, 마라톤, 쌍쌍파티, 메이퀸 선발대회, 학술제, 문학회, 캠프파이어 등이 열렸었다. 이성 교제에 엄격했던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쌍쌍파티는 최고로 인기가 많았었다. 이화여대 축제에서 메이퀸 선발대회가 열리면 해군 군악대까지 동원될 정도였다.
1970~80년대의 대학 축제에서는 탈춤과 씨름, 줄다리기 같은 민속놀이가 자리를 잡았었고 운동권 노래 공연이 열렸었다, '크게 하나 되자'라는 의미의 '대동제(大同祭)'가 탄생했고 정치색이 짙은 학술제나 토론회, 모의재판 같은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칵테일 쇼와 사주카페, 동안(童顔) 선발대회 같은 흥미 위주의 행사와 연예인 초청공연, 장터 등 오락성 행사가 성황을 이루었다. 대학생의 개성과 다양성을 더 중요시하는 시대가 만들어졌고 학과나 동아리에서 주점을 열기 시작했다. 2000년대부터는 기업 등의 참여도 이뤄졌는데, 주로 홍보 차원에서 이벤트를 열었고 축제를 직접 후원하기도 했는데 코로나 전만 해도 기업 후원은 자주 있었다.
규모를 확대해 지역 상인들과 지역민들이 축제에 참여하고 '소통'하는 축제가 열리기도 했는데, 신촌 근처의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은 ‘신촌대학 문화축제’를 개최했고 부산에선 이와 유사한 '대학 종합축제 한마당'이 열리고 있으며 전남 순천대학교는 대학생과 지역민들이 모두 참가하는 '향림 가요제'와 학과 특성을 살린 박람회를 열어 인근 지역 초·중· 고등학생들을 초대해 과별 체험행사를 열고 있다.
코로나 냉기가 점차 사라지면서 지역과 대학가의 축제가 살아나고 있다. "불태울 각오로 축제에 왔다", "재밌고 설렌다", "청춘을 불 지르고 말겠다"라는 결의에 찬 대학생들의 당찬 소감에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청년의 기백이 대학 축제를 통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전에는 빵 축제와 와인축제, 유성온천문화축제, 대전효문화뿌리축제, 대전워터페스티벌, 2022달밤소풍 등의 축제가 있으나 8만여 대학생들을 위한 축제는 찾아볼 수가 없다.
필자는 대학생들이 신나는 대전 문화를 일으키고자 2003년 대전지역 교수님들을 모시고 대학생활체육연맹을 창립했다(초대회장 진윤수 충남대 명예교수).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시 생활체육회의 지원을 받아 2004년에 제1회 대학생활체육축전을 개최한 것인데, 코로나로 열리지 않은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19년째 대학생활체육축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 대전은 17개가 넘는 대학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의 도시’다. 그만큼 대학생들이 많으며 대학 간의 거리도 매우 가깝다. 어느 도시보다 젊음의 패기가 넘쳐야 할 도시에 힘이 나는 일이 없다.
대전의 대학생들이 전부 모여 연합대학축제를 개최해 대전의 발전 방향을 토론하고 어깨동무도 하고 운동도 하고 노래도 하고 잔도 부딪치면서 자신과 대전의 발전을 일궈내기 위한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연합축제가 필요하다. 지역 상권을 살리고 우리 학생들의 취·창업역량도 강화할 수 있는 대규모 연합축제를 대전시가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대전시가 주도하고 모든 대학이 참여하고 기업이 후원하면 안 될 일이 없을 것이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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