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보문산 전망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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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보문산 전망대의 딜레마

박종진 여가공간연구소장(관광학 박사)

  • 승인 2022-07-27 08:39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박종진
박종진 소장(관광학박사)
대전의 보문산은 대전의 모산이자 시민들의 여가 휴식공간으로 등산이용객이 가장 많다. 대전시 중심부에 위치한 것도 있지만 과거부터 케이블카나 각종 위락시설이 있어 소풍장소로 즐겨 찾던 곳이다. 과거에는 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관광객도 꽤 많이 왔던 추억의 명소다. 93년 대전엑스포로 인해 꿈돌이랜드가 인기를 얻으며 보문산의 위락시설들은 점차 사라지고 케이블카도 철거됐다.

대전시는 보문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민선 4기부터 보문산 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몇 번의 수정과 변경 등을 통해 대전시장이 바뀔 때마다 내용의 변경과 수정만 계속돼왔다. 계획 수립 이후에도 실행과 사업으로 이뤄지지 못한 데에는 예산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있었겠으나 무엇보다 보문산에 희귀동물과 보호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관찰되면서 적극적인 개발에 대해 환경단체들의 신중론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오랜 기간의 공백을 깨고 2019년 대전시는 보문산 개발과 관련해 학계와 업계, 대전시, 언론계,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관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12회에 걸쳐 다양한 논의 과정을 거쳤으며 이러한 논의 끝에 합의된 내용이 제한적 높이의 소규모 친환경 보문산 전망대를 재건축하는데 합의했다.

사실 관광을 전공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보문산을 개발하고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발전시키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자 시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할 수 있다. 본래 전망대라고 하면 전망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우리가 인식하는 전망대는 높은 높이에 세워지거나 높게 세우는 것을 의미하는데, 보문산에 40여m 남짓 높이로 세워질 기존 계획의 보문산 전망대는 보문산 정상에 도입되는 것이 아닌 보문산 중턱인 보운대에 도입되는 것으로, 정상 높이가 아니기에 전망대의 높이와 규모가 전망대의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전시는 기존 계획에서 벗어나 보문산 전망대를 150m 규모의 대전시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짓기 위한 새로운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왕 도입하는 시설인 만큼 대전의 야경도 보고 대전에 오면 꼭 들러야 할 명소를 만든다는 계획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서도 시민의 공감대와 환경단체와의 대립이 먼저 걱정된다.

평소 전국단위 관광지를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하는 나로서는 대전이나 충남권 대표적인 도입시설들이 전국의 최초나 최대는 거의 찾기 어렵고 항상 중간 정도의 크기와 다른 곳에서 성공한 사례만을 사업으로 선정하는 등의 비교적 과소적 사업 행태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보문산의 경우 전망대를 40여m 남짓으로 지을 경우 사업 실행은 진행할 수 있지만, 추후 왜 이렇게 낮게 지었는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수 있으며 150m의 전망대로 도입할 경우 환경단체와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도 필요해 보인다.

현재의 보문산은 등산 목적으로 이용하는 시민이 가장 많은데 이는 등산밖에 할 게 없어서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도입시설 등을 계획하고 이를 통해 시민이 등산 이외에 공연과 야경, 즐길 거리와 체험거리 등 가족도 즐기고 야간에도 즐길 수 있는 명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민이 즐기고 자주 찾을 때 관광객도 올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변 자원인 목재문화체험장과 뿌리공원, 오월드 등과 연계할 때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매력이 충분하다고 생각되며 등산과 산책만 가능한 공간보다는 대전의 대표적인 명소로서의 재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대전시 단체장이 보문산 관련한 개발을 왜 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다. 보문산 개발은 필요한 사업이고 대전시 관광 발전과 보문산 주변 지역주민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이다.

다만, 민관공동위원회 합의문 결과를 반영하는 작은 규모의 사업부터 시작해 방문객이 증가하고 만족하는지를 확인한 후에 사업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강조해 더 큰 규모의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방향도 고려할 만하다고 본다.

/박종진 여가공간연구소장(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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