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문제로 내홍이 끊이지 않는 대전문화재단이 최근 직원의 '복무윤리 훼손' 논란에 이어, '혈세낭비'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공공기관 신뢰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
대표이사 취임 이후 인사문제로 인한 조직 내 균열이 심화하는 가운데 7월 정기인사마저 원칙을 무시한 부당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영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문화계는 정권 교체에 따른 민선 8기의 초기 단계인 만큼, 지역 문화예술의 방향성을 구축하고 조기 안착을 위한 노력은커녕, 내부 갈등과 예산 낭비 등 소모적인 행정으로 재단의 순기능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2022년 1월 26일 자 2면·6월 24일 자 6면, 7월 25일 자 2면 게재>
26일 대전문화재단과 지역문화계에 따르면 대전문화재단은 6월 21일 대전예술가의집 4층 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총 1722만 원의 예비비 편성·사용 보고를 진행했다. 수탁시설 공증비용을 비롯해 소송 건수 증가 등에 따른 법무 비용, 수당 부족분 등의 이유다.
문제는 법무 비용 충당을 위해 예비비까지 편성했음에도 항소 등 법적 절차를 밟는 데 있어서 대표가 신중함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부당인사 관련 충남노동위원회에서 패소한 사건에 대해 심 대표는 판정 사유가 나오기 전부터 중앙노동위원회에 항소를 선언했으며, 언론과의 자리에서도 항소 의지를 강하게 어필한 바 있다.
예산 낭비 논란과 함께 7월 단행한 정기인사도 문제로 지적된다. 심 대표는 정기인사 이전부터 인사이동의 첫 번째 원칙으로 '1년 이상 근무자 우선 발령'을 공표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 대상자 13명 중 6명은 1년 미만 근무자이며, 적게는 4개월 만에 다른 부서로 옮겨진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문화계는 판정 이유도 모르는 상태에서 항소를 선언하는 것 자체가 감정적 대응으로 보일뿐더러, 자존심 싸움에 시민들의 세금인 재단 예산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용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020년 10월 대표 취임 이후 반복되는 인사 내홍이 내부 문제를 넘어선 데다, 시민은 물론 지역 예술인들의 피로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장 책임론과 역량 재검증 의견도 나온다.
대전문화재단의 한 이사는 "법무 비용뿐만 아니라 노동위원회나 절차에서도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아는데, 재단의 본예산도 아닌 예비비까지 끌어다 쓰는 건 시민의 혈세 낭비"라며 "인사 갈등이든 예산 문제든 결국 수장의 역량으로 귀결될 수 있으며, 조직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경영 전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문화재단의 상위기관 입장에서 간섭의 수준을 설정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분명한 건, 대전문화재단이 이미 수많은 갈등으로 곪아있다는 점에서 지역 예술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재검증 절차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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