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당뇨 앓는 아버지 학대해 숨지게 한 아들 구속기소

지난달 30일 피해자 사체 냉장고서 발견
한달 전부터 치료·식사 제공 않고 화상까지

치매와 당뇨를 앓는 아버지를 돌보지 않고 오히려 뜨거운 물을 끼얹고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아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숨을 거둔 아버지의 사체를 냉장고에 넣어 한 달 이상 방치한 것으로 조사돼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26일 친부(사망당시 60세)를 학대해 살해하고, 사체를 냉장고에 유기한 A(2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충남 서산 한 원룸에서 아버지와 둘이 지내던 중 당뇨와 치매를 앓아 누워서 지내는 아버지에게 5월 중순부터 음식과 약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버지가 앓고 있는 당뇨에 대한 병원 방문과 처방을 중단하고 집에 방문해 돌봄을 제공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도 거부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특히, 아버지가 뜨거운 물에 하반신 화상을 입었으나 사망때까지 치료 없이 방치했다고 밝혔다. 또 5월 중순께 사망한 피해자를 한 달간 냉장고에 넣어 은폐까지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망한 피해자 부검을 통해 영양불량 상태에서 당뇨 합병증과 화상 등으로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고, 존속학대치사보다 형량 무거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피해자의 얼굴을 폭행하고 목을 조르는 행위도 있었고 화상을 입힌 후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돌봄을 받아야 할 가족을 학대해 살해한 범죄에 대해 엄격히 법을 집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서산=임붕순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