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병원들이 병원복 차림의 환자가 병원밖 출입을 통제하지 않아 위생과 감염병 관리에 문제가 우려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6일 오전 대전 둔산동 A병원 앞 인도. 병원복 차림의 환자들이 모여 흡연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커피나 한잔 할까"라고 말하며 병원 앞 편의점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편의점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음료를 마신 환자들은 20분 정도 지나서야 병원으로 다시 돌아갔다.
다른 병원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둔산동의 B병원에서도 벤치에 앉아있던 환자들은 흡연을 한 뒤 병원 부지 밖으로 나와 커피숍으로 향했다. 이들은 한참이 지나 병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환자들이 이처럼 자유롭게 병원 안팎을 돌아다녔지만, 이를 제재하는 관리자는 없었다. 병원 관계자로 보이는 이도 이들의 커피숍, 편의점 출입이 하루 이틀이 아닌 듯 특별한 제재 없이 환자들을 지나쳤다.
저녁이 되자 환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잦아졌다. 월평동의 C병원 앞. 병원복을 입은 환자가 몹시 자연스럽게 병원 앞 고깃집에 들어가 고기를 굽고 음주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식당 사장은 자주 있는 일인 것처럼 주문을 받고 음식과 술을 가져다줬다. 병원 환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환자들이 잠옷과 같은 병원복을 입고 자유롭게 외출할 경우 감염병에 쉽게 노출될뿐더러 다른 환자들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크다.
대전의 한 병원 관계자는 "물론 병원에서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인력 부족으로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최근에는 폭염 등으로 외출을 하는 환자가 그나마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전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 의료계에선 환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제퇴원 등의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말한다.
대전시의사회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최대한 입원환자들의 외출을 막고 있는 상황이지만, 몰래 나가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고 이를 처벌하는 것도 어렵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각 병원이 환자 무단 이탈시 강제퇴원 등의 패널티를 부여해 환자 무단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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