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 현장에서 인사말 하고 있는 이은권 위원장. [이은권 위원장 페이스북] |
긍정적 측면에선 올해만 두 번의 양대 선거에서 공로가 있고, 그간 중앙정치 경험이 부족한 시당위원장이 연달아 당을 이끄는 상황에서 나타났던 아쉬움을 불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특별한 정치적 이벤트가 없는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올드보이’가 총선 출마를 염두해 시당위원장 타이틀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 시선도 상당하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22일 이은권 중구 당협위원장이 신임 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경선을 통해 선출됐으며, 615명의 대의원 중 347명인 56.8%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 위원장은 중앙당 최고위원회 승인을 얻은 후 대전시당위원장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은권 위원장이 2017년 이후 5년 만에 대전시당위원장을 다시 맡게 되면서 안팎으로 우려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과거 관행과 달리 경선까지 치르며 선출됐는데, 후보 등록 전 조율 과정과 대전시당이 주최한 경선 생방송 토론회 불참 등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시당위원장 출마 배경을 두고 이 위원장은 "시당을 중심으로 일하는 국민의힘 지방정권 모습을 보이며 이 과정에서 중심을 잡아줄 인물이 필요하단 당원 요구가 있었다"고 언급했는데 당 내부에서조차 2024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존재감 과시에 불과했다는 부정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소속 모 정치인은 "순번에 맞지도 않는 자리를 찾아 앉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기감을 크게 느끼기 때문 아니겠나"라며 "보수 정당이 또다시 새로움과 개혁의 의지를 잃고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이미지로 돌아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물론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원내 국회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국회 경험이 있는 인물이 시당 중심에 서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에 이장우 대전시장이 중앙 정치 무대 경험을 살려 각종 현안 해결 의지를 보이는 만큼 시당위원장의 중앙무대 정치력도 시정에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론 올드보이 한계를 뛰어넘는 개혁 의지와 일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얼마나 지켜지는지에 따라 향후 이 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다소 꺾인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안정을 택한 모습으로 풀이된다"며 "결국은 이은권 위원장이 과거 시당위원장 시절에도 공약으로 내걸었던 청년 정치인 발굴과 정치아카데미 운영 계획 등 시대에 맞는 개혁과 일을 해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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