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공약인 서예진흥원 설립두고 "서예 부흥" vs "정책 쏠림"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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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 공약인 서예진흥원 설립두고 "서예 부흥" vs "정책 쏠림" 의견 분분

입지 좁아진 서예, 대전의 정체성 회복 차원에서 필요해
'문화 전분야 고른 지원해야 선심성 정책은 안된다' 반대
이 시장 "서예 사라져간다… 10명 내외로 소규모 운영"

  • 승인 2022-07-24 17:44
  • 수정 2022-07-25 08:39
  • 신문게재 2022-07-25 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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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장우 대전시장의 민선 8기 공약 중 하나인 '서예진흥원' 설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침체된 서예 부흥과 대전 역사적 정체성 확보 차원에서 필요한 사업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서예뿐 아니라 소외된 문화 영역 전체를 고르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중립적인 시각이 상충하고 있어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7월 12일 주간업무회의에서 "세가 약해진 서예를 일으킬 서예진흥원 설립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전시는 서예 분야 전문가들을 접촉하면서 진흥원 설립을 위한 구상을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서예 분야 지원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진흥원 설립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방향을 수정하는 중이다.

서예 부흥을 위한 준비는 사실상 정부 주도로 2018년부터 시작됐다. '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약칭 서예진흥법)'이 2018년 12월 11일 제정되고, 2019년 6월 12일 본격 시행됐다. 이 법은 '서예의 예술성 발전과 서예교육을 통한 국민의 인성 함양을 도모하고 문자영상 시대에 서예를 통한 민족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결국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국민이 서예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확대하라는 것이 골자로 대전교육청은 2020년 전국 최초 '서예교육 진흥 조례안'을 제정하며 시행 지침을 마련해둔 상태다.

송준길의 서체. 사진=대전시립박무로간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서체. 송시열 선생과 함께 양송체를 정립한 대가다. 출처=대전시립박물관
서예진흥원 설립에 서예계는 반색하고 있다. 갈수록 서예 입지가 좁아지고 있고, 학문과 취미로도 서예를 접하는 세대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평생학습원과 시민대학 등 여러 기관에서 서예 교육은 유지되고 있으나, 이 또한 과거처럼 전성기로 부르기는 역부족이다. 여기에 대전의 역사적 정체성 회복 차원에서 서예가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는 당위성이 힘을 싣는다.

서예가로 활동 중인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은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 선생을 양송(兩宋)이라 칭한다. 이 두 분은 기호유림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서예사 명맥을 이어온 대가다. 이런 의미에서 기호유림과 자연히 연결되는 서예진흥원은 대전 정체성 찾기에서도 중요한 과정이자 연결고리"라고 분석했다.

서예진흥원의 출발점이 대전 정체성 회복이라면 운영 방향성은 서예 교육과 연구, 전국 규모 공모와 전시, 전문 전시관 또는 박물관 형태로 명맥을 유지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서예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반대 견해도 있다. "소외되고 세가 약해지는 것은 서예만이 아니기에 정책 지원이 쏠림으로 나타나선 안 된다"와 "모교 또는 선거 공신을 위한 선심성 공약은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 문화계 관계자는 "서예 부흥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문화 전반에서 민선 8기에서 고르게 지원하고 육성할 수 있는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서예진흥원 설립을 두고 "보존 가치가 큰 서예가 한국에서 사라지지 않게 해야 한다. 10명 내외의 소규모로 운영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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