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민주의거를 다룬 영화 '대전, 1960'이 미국의 포트로더데일 국제영화제에 공식 경쟁작으로 선정되면서 전 세계 유수의 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왼쪽부터) 영화 포스터와 포트로더데일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작 선정을 알리는 웹사이트.<출처=대흥영화사> |
올해 38회째를 맞는 포트로더데일 국제영화제는 전 세계의 독립영화를 발굴·육성하는 영화제로 그동안 수많은 영화인 배출과 함께 미국 내 가장 중요한 지역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11월 4일부터 13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릴 예정이며, 포트로더데일을 비롯해 선라이즈, 할리우드, 세인트 어거스틴, 바하마 등 미국 전역에 걸쳐 전 세계에서 엄선된 200여 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이번 영화제에 공식 경쟁작으로 선정된 '대전, 1960'은 대구의 2.28, 마산의 3.15와 함께 4·19 혁명의 실마리가 된 대전 3.8 민주의거를 다룬 영화로 1960년 3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뤘다.
제37회 포트로더데일 국제영화제 홍보이미지.<출처=대흥영화사> |
'대전, 1960'의 가장 중요한 의미로 '시민과 함께 만든 영화'를 꼽을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학생 시위대 역할에 시민 배우들이 오디션에 참여해 선발된 20여 명이 열연을 펼쳤다. 또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 영화를 제작한 배기원 감독(대흥영화사 대표)은 '지역스토리의 세계화'라는 슬로건으로 올해로 12년째 대전에서 활동하는 영화인이다.
2015년 영화 '무전여행'을 비롯해 2016년 '인터뷰 사죄의 날', 2018년 '나는 원래 대전에서 로맨틱코미디를 찍으려고 했었다', '88번길의 기적' 등을 제작해 선보였다. 2020년 조선시대 대전을 대표하는 여류시인 김호연재를 다룬 영화 '화전놀이'를, 지난해에는 단편영화 '하루'가 인도 파라이 국제뮤지컬 어워드에서 뮤지컬단편영화상을 받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배 감독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시민 배우들의 열연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적극적인 후원까지 더해져 우리 지역의 이야기인 3·8 민주의거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만든 지역 이야기가 세계적인 영화제에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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