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엔데믹' 전환으로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하면서 극장을 찾는 발길이 크게 늘었지만, 관람료 인상 탓에 '영화 한 편' 보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올해 초 '엔데믹' 전환으로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하면서 극장을 찾는 발길이 크게 늘었지만, 관람료 인상 탓에 '영화 한 편' 보기조차 만만치 않아졌다.
문화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 배급사와 제작사의 누적 손실액이 컸던데 따른 호구지책임을 이해하면서도 '영화관람'이 더는 서민문화 영역을 벗어난 것 같아 씁쓸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영화발전기금이 고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관람료 인상으로 멀티플랙스 극장뿐만 아니라 영화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KOPIC)에 따르면 올해 6월 한 달간 누적관객 수는 1546만 명이며, 158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5월 누적관객 수 1450만 명보다 100만가량 늘어난 수치이며, 매출액도 74억 원 상승했다.
하지만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관람객 증가세와 달리 국내 멀티플랙스 영화관 3사가 영화티켓 가격을 속속 인상하면서 관객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메가박스는 올해 4월부터 일반영화 관람료를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으로 올렸다. 일반관과 컴포트관, MAX관은 각 1000원을, 돌비시네마·더부티크스위트관은 2000원~5000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CGV도 4월 4일 티켓값을 인상했으며, 롯데시네마는 7월 1일부터 관람료를 올려 받는다.
지역의 영상산업계는 이번 관람료 인상 조치가 객석 띄어 앉기, 취식 제한 등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지침으로 관객이 급감하면서 영화계 전반의 침체에 따른 호구지책이라는 관측이다.
감염병으로 인한 오랜 침체로 영화발전기금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관람료 인상으로 인한 영화산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화발전기금은 2017년 말 기준 2217억 원에서 지난해 말 598억 원(추정)으로 급감했으며, 상영관 입장권 가격의 3%와 제작사·극장업계 수익의 1.5%를 적립 조성한다. 앞서 영화진흥위원회는 코로나19 발병 첫해인 2020년 11월 1일부터 두 달 동안 3% 요율에서 0.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대전영상위원회 관계자는 "문체부 산하의 영화진흥위원회가 3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조직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며 "서민문화의 대표주자 격인 영화관람조차 마음 놓고 보기 어려워진 것 같아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씁쓸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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