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7층에 입점한 '대전홍보관' 모습. <사진=윤주원기자> |
'지역상생'을 내세우며 대전에 상륙한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애초 취지와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백화점 7층에 입점한 대전홍보관이 신세계 포인트 적립과 상품권 사용, 간편결제, 주차등록 등 다른 매장들과 구매 혜택 면에서 영업방식 차별을 두면서 지역과의 상생이라는 본래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전신세계는 최초 30분 무료 주차에 10분 당 1000원을 부과하며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1시간 무료, 5·10·20·30만 원 단위로 한 시간씩 주차 무료시간을 추가해주고 있다.
대전의 상징적인 공간인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 부지에 2021년 8월 입점한 신세계백화점은 '상권 독식'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다양한 놀 거리와 볼거리, 교양시설 등을 갖추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고객민심 확보에 나섰다.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가미해 단순 쇼핑공간만이 아닌, 과학과 문화의 융복합을 통해 대전과 세종, 청주 등 중부권 전체를 아우르며 유통 1번지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신세계 측은 대전홍보관은 입점 당시부터 이미 많은 투자가 이뤄진 데다, 관리 주체가 달라 손 쓰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다.
백화점 관계자는 "대전 홍보를 위해 매장을 무상으로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임대료도 받지 않고 있다"며 "대전 홍보관만 들리는 소비자는 거의 없으며, 신세계 어플을 사용하면 3시간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상생'을 약속하며 대전을 상징하는 공간에 안착한 백화점의 행보에 시민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엑스포 재창조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대전신세계 백화점이 결국 일반적인 상업시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전에 사는 주부 B 씨(46)는 "아이와 함께 거의 매주 신세계백화점에 놀러 가다시피 하는데, 밥을 먹거나 물건을 사면 주차비를 면제해주고,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 구매에 대해선 관리 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혜택 조건을 달리하는 정책에 대해 '지역 상생'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조현아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시지부 국장은 "상생하겠다는 뜻으로 건물을 세우고 홍보관 매장을 운영하는데, 오히려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면 지역 소비자로서 당황스럽다"며 "이왕이면 폭넓게 주차까지도 양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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