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가 3년 연속 전반기 꼴찌를 기록하며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반기에는 반등이 가능할까?(한화이글스) |
유일한 희망이었던 외국인 선수들은 실력을 보여주기는커녕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 시즌 31경기 170이닝을 소화하며 한화 마운드를 이끈 라이언 카펜터는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결국 방출됐다. 닉 킹험 역시 우측 상완근 염좌 진단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며 재활에 들어갔으나 불팬 투구에서 다시 재발했고 결국 방출을 결정했다.
시즌 시작 전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한화 타선도 침묵하는 날이 많았다. 정은원이 유일하게 제 역할을 하며 고군분투했고, 버팀목이었던 노시환은 6월 초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주장 하주석은 경기 중 과도한 판정 항의로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총체적 난국으로 시즌 전반기를 보냈다.
충성도 높았던 보살팬들도 거듭되는 흑역사에 지쳐가고 있다. 5월 26일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선 21점 차로 대패하며 팀 역사상 최다 점수 차 패배를 기록했다. 6월 22일 잠실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선 5-6으로 패하며 3년 연속 10연패의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 출범 이래 3년 연속 10연패는 한화가 유일하다.
후반기 반등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현재의 승률이 계속 이어진다면 한국 야구 역사에 전무후무한 흑역사를 남길 수 있다. 전반기 한화의 성적은 25승 1무 59패다. 산술적으로 봤을 때 한 시즌 100패도 예상된다. KBO리그 역사에 시즌 100패를 기록한 팀은 아직 없다. 6연패~9연패~10연패로 이어진 연패 릴레이가 후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원하지 않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한화 구단 자체에도 치욕이 되겠지만, 팬들 마음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투수 페냐와 라미레즈에게 그나마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한화가 부진을 끊어내기 위해선 더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 야구전문가들은 한화는 마운드와 타선 모두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구심점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 위기를 타파할 하고 팀워크를 장악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 후반기 리그가 시작된다. 다행히 부상 중인 선수들이 팀에 복귀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한화가 전반기 부진을 딛고 다시 반등하는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한화의 후반기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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