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전시당. |
이번 경선이 자신이 맡은 당협을 기반으로 지역 간 세(勢) 대결로 흐르는 가운데 당 안팎에선 신·구 권력 갈등으로 보는 시선도 적잖아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선을 앞둔 두 위원장은 최근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협위원장들의 합의로 시당위원장을 추대하던 관행과 달리 이번엔 후보가 복수 등록하면서 경선이 성사됐다. 15일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한 양측은 대의원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선은 대의원 615명의 투표로 치러진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에 출마한 이은권(왼쪽) 중구 당협위원장과 조수연 서구갑 당협위원장. |
공개적으로 갈등이 표출된 건 19일 생방송 토론회였다. 애초 시당은 두 후보를 초청해 60분간 후보별 주요 공약과 시당위원장으로서 책임과 역할, 민선 8기 원활한 시·구정 지원방안 등에 대한 견해를 듣고자 했다. 그러나 이은권 위원장의 불참으로 토론회는 반쪽이 됐다. 홀로 토론회에 참석한 조수연 위원장은 "젊고 활기찬 시당을 만들겠다"며 개혁론을 주장했다.
조 위원장 측은 토론회 무산에 강한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공개적인 반발은 아니지만, 일방적인 불참은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내부적으로 강하게 성토하는 분위기다. 이 위원장 측은 토론회가 분열이나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로 하루 전날 불참을 통보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조 위원장이 대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불참의 배경으로 꼽힌다. 메시지는 이 위원장이 시당위원장 재임 시절이던 2018년 지방선거에서 패한 내용 등이 담겨 그를 직격하고 있다. 물론 이 위원장이 토론회에 참석해 마땅히 얻을 게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했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 구도가 중구와 서구갑 당협 간 세(勢) 대결로 흘러가면서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선 후에도 앙금이 남아 당내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구 권력다툼으로 비치는 점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정치권은 이 위원장은 구세력, 조 위원장은 신세력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의원은 "양쪽에서 모두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해 정말 난감하다"며 "두 사람의 경쟁이 선을 넘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선거전이 너무 치열해 경선 후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대의원 투표는 20일 모바일로 진행하며 다음 날인 21일 모바일 투표를 하지 않은 대의원을 대상으로 ARS 투표가 이뤄진다. 발표는 22일 오전 10시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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