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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9 대선 이후 180도 태도를 바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약 이행 진정성이 깨지면서 여야의 정략적 소재로 변질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는 집권 초 국정 우선순위에서 완전히 배제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대선 공약인 세종집무실 설치를 미루는 대신, 기존 시설을 내실 있게 활용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이는 윤 대통령 판단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하지만 언제까지 공약 추진을 미룰 것인지, 경제사정이 호전되면 이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다. 앞서 윤 대통령 인수위는 세종정부청사 1동 활용→중앙동 입주→ 2027년 관저와 비서동을 갖춘 독립적인 세종집무실 설치를 약속한 바 있다. 인수위가 작성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엔 올 하반기 이에 대한 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1분기 착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전후 온도 차가 확연한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감안할 때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될지는 현재로선 장담키 어려워 보인다.
공약파기 논란이 불거지자 행안부가 부랴부랴 독립적인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해 공론화 과정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치겠다고 한 점도 한편으론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국회에서 세종집무실 설치법 여야 합의처리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사안인데도 착공에 필요한 속도전 보다는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행안부 발표대로 절차 이행과정에서 자칫 세부 내용에 이견이 생기는 등 돌출 변수가 생기면 채 2년도 남지 않은 22대 총선까지 과연 첫 삽을 뜨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에 의문부호가 달린다. 이번 사안이 다음 총선에서 금강벨트를 뒤흔드는 충청권 화약고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여야가 지난 대선에 이어 다음 총선에서도 세종집무실 설치를 재차 공약으로 내걸고 충청 표심을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당은 공약이행을 위한 동력 확보를 위해 표를 달라고 호소하고 야당은 여당의 공약파기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 못하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석열 정부와 여야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올 하반기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한 로드맵 확정과 정기국회에서의 관련 예산 확보로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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