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배출한 육상 스타 우상혁이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육상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연합뉴스) |
우상혁은 결선에 진출한 13명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1차 시기 2m 19는 가볍게 넘었다. 이어진 2m 24도 가볍게 넘었고, 2m 27 역시 1차로 통과하며 특유의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2m 30까지 우상혁은 거침없이 넘으며 메달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2m 33에서 제동이 걸렸다. 1차 시기에서 바를 건드린 우상혁은 2차 시기에서도 바를 건드렸다.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매트를 내려온 그는 심기일전하며 도전한 3차 시기를 넘는 데 성공했다. 우상혁은 앞서 1차와 2차 시기를 성공한 바르심과 안드리 프로첸코(34·우크라이나)에 역전하기 위해 2m 39로 바를 올려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비록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종전 한국 육상 최고 기록이었던 2011년 경보 20㎞ 동메달리스트 김현섭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육상 실외 종목 사상 최고의 기록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 4위에 오르며 스타덤에 오른 우상혁은 올해 3월에 열린 실내 세계선수권 우승, 5월에 열린 다이아몬드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육상계의 전설로 자리 잡고 있다.
우상혁을 배출한 대전 육상계도 반색하고 있다. 우상혁을 조기 발굴한 윤종형 신일여고 육상부 감독은 "이제는 정말 (우)상혁이가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가르친 선생님으로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1위를 넘지 못했지만, 상혁이가 가진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감안하면 결승에 오른 선수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말했다. 윤 감독은 "결승보다 예선에서 몸이 더 좋아 보였다. 예선에서의 페이스를 결선에서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세계 최고의 가량을 보여준 것만 해도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
서칠만 대전육상경기연맹 전무이사는 "대단하다는 말 밖에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거리아 나기 축하 현수막을 걸고 싶은 심정"이라며 "육상의 불모지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나온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대전 육상과 대한민국 육상인들 그리고 아시아 육상계 모두가 기뻐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 전무는 "우상혁이라는 스타 탄생 이후 대전 육상 꿈나무들에게도 본보기가 확실히 생겼다. 앞으로 제2의 우상혁이 대전서 탄생할 수 있도록 육상 꿈나무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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