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골프대중화 중] '대중에게 고통 주는 대중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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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골프대중화 중] '대중에게 고통 주는 대중골프장'

코로나19 특수타고 폭등한 대중골프장 그린피
회원제-대중제 그린피 차액 대폭 감소 구분 모호해져
정부 체육시설법 개정으로 그린피 인하 유도

  • 승인 2022-08-03 17:13
  • 수정 2022-08-23 13:04
  • 신문게재 2022-08-04 4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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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중. 대중에게 고통 주는 대중골프장


골프 대중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대중(퍼블릭)골프장'이 오히려 대중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개별소비세를 비롯해 재산세 등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아온 대중골프장이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골프장 이용료 상승과 폭리를 주도하면서 골프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을 비롯해 국민권익위원회까지 대중골프장의 행태를 비판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제주도 골프장에선 돈벌이에만 급급하다 혹독한 대가를 치른 일이 있었다. 방역강화로 해외골프를 가지 못한 골퍼들이 제주도로 몰리며 때아닌 특수를 누리자 일부 대중골프장은 제주도민에게 할인 혜택을 주던 예약을 기피하고 외지 고객 위주로 영업하다가 도민 반발을 초래했다. 당시 제주도민들은 "당장의 이익에만 혈안이 돼서 골프장 경기가 어려울 때 꾸준히 찾아줬던 도민들을 내팽개친 배은망덕한 행위"라고 분개했다. 급기야 제주도의회는 조례를 개정, 해당 대중골프장에 적용했던 상수도 요금 감면혜택을 거두어 들였다. 잔디관리 특성상 물을 많이 쓰던 해당 골프장은 상당액의 물값을 제값에 내야만 했다.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국내 대중골프장 주중 그린피는 5월 기준 17만3500원으로 2년 전보다 29.3%, 토요일은 22만1100원으로 22.0%씩 폭등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특수를 누리는 골프장들이 지난 10년간 안상 폭을 2년 만에 올린 것이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주중 그린피는 20만1100원으로 2년 전보다 15.1%, 토요일은 25만1600원으로 12.5% 인상에 그쳤다. 5월 기준 자료가 국내 골프장 현황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최근 자료다.



대전·충청권 대중 골프장도 절반 이상이 20만 원대 그린피를 받고 있었다. 본보가 취재한 올해 대전·충청권 대중골프장 38곳 중 22곳이 주말 20만 원대 그린피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7월 기준). 충남 아산에 있는 SG골프앤리조트와 충북지역 3곳이 25만 원대 그린피를 받고 있었다.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대전·충청권 골프장 중 가장 비싼 곳은 천안 소재 우정힐스 CC를 비롯해 5곳으로 26만원의 그린피를 받고 있었다. 회원제보다 비싼 충청권 대중골프장은 20곳에 달한다.

주말 회원제-대중골프장의 그린피 차액 역시 축소됐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그린피 차액은 주중 4만3200원에서 올해 5월에는 2만7600원, 토요일은 4만 3400원에서 3만500원으로 좁혀졌다. 회원제-대중골프장과의 그린피 세금 차액은 약 3만7000원이다. 대중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 구분이 모호해진 것이다.

구력 27년의 KPGA 이상수 프로는 "골프장 이용료를 올린 만큼 서비스와 질도 따라와야 하는데 필드 상태를 비롯해 직원들의 기본적인 교육도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며 "오직 수익을 올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행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골퍼들은 대중골프장에서 발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한 대중제의 취지를 살린다면 그린피는 10만원 중반대를 유지하는 것이 골퍼들이 공감하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대중골프장의 이런 폭리가 지속되면서 정부도 결국 칼을 빼 들었다. 회원제-대중골프장으로만 분류되던 골프장 체제를 회원제-비회원제-대중형 골프장으로 세분화하고 대중골프장에 한해 세제 지원을 하는 '체육시설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급화를 추구하는 현재의 대중골프장은 비회원제로 전환해 혜택의 적정성 여부를 재검토하고 대·중형으로 지정된 골프장에 한해 세제 혜택을 주는 개정안이다. 여기에 캐디피, 카트비, 식당에 대한 폭리를 금지하는 규정도 신설된다. 법령은 9월에 입법예고 심사에 들어가며 11월 시행 예정이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그린피 인하 폭을 크게 줄일지는 미지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그린피가 비싼 대중골프장들이 비회원제로 분류되면서 개별소비세를 납부할 경우, 세금감면 혜택이 줄어들면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고 골프장 매매가격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그린피를 인상할 것인지, 아니면 안상하지 않고 자체 흡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로 그린피를 많이 올린 지방 비회원제 골프장들에 대해 그는 "그린피를 추가 인상하지 않고 자체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여행이 부분적으로 허용되면서 레저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골프장 그린피는 소폭이나마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중골프장협회는 정부의 골프장 세제 개편에 따라 137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대중골프장 이용요금 인하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 결과 8월 1일 기준 44곳의 회원사가 골프장 그린피 인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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