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꿈나무로 주목 받았던 양하정(대전체고 2)은 이제 성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차기 국가대표 선수로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
대전체고 수영부 양하정(17)은 더 이상 수영 유망주가 아니다. 초등학교부터 수영 엘리트, 꿈나무,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지만, 이제는 성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양하정은 올해 3월에 열린 KB금융그룹 Korea Swimming Championships 2022 경영·다이빙 국가대표선발전 접영에서 2위에 올랐다. 앞서 열린 17회 제주 한라배 전국수영대회에선 접영 100m에서 성인 선수들을 제치고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양하정은 초등학교 4학년때 수영과 인연을 맺었다. 접영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물과 친해졌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양하정은 수영 입문 2년 만에 MBC배 전국수영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순위보다는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나간 대회서 3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양하정은 "순위를 확인하고 아빠한테 안겨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다"며 "처음으로 메달을 목에 걸어 저에게는 각별한 기억"이라고 회상했다.
첫 메달 이후 양하정은 중학교 진학 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주 종목인 접영에서 출전 대회마다 입장권에 진입하며 이름을 알렸고 중학교 3학년때 출전한 꿈나무 수영대회에선 100m, 200m에서 은메달 두 개를 따냈다. 현재는 50m와 100m에 집중하고 있다. 홍석진 대전체고 수영부 코치는 "국내 최고 기록에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 기록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좋은 기량을 갖고 있어 차기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양하정의 롤모델은 현역 국가대표 김서영이다. 최근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서영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동경했던 선배 선수와 순위를 다툴 만큼 성장한 것이다. 그는 "(김)서영 언니가 경기 후 '잘했다. 수고 많았고 열심히 하라'는 말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며 "감히 라이벌이라 생각하기보다는 롤 모델인 동시에 이제는 꼭 따라잡고 싶은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유망주에서 기대주,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까지 힘든 시간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가장 큰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첫 스승이자 정신적인 지주인 아버지다. 양 선수의 아버지는 대전 출신의 전 국가대표 평영 선수로 충남고를 졸업했다. 두 살 터울의 언니도 과거 수영선수를 했었다. 현재는 은퇴하고 평범한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 양 선수는 "아빠는 다른 코치 선생님들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지만, 존재 자체가 저에게는 큰 힘이 되고 의지가 된다"며 "언니 역시 경기가 있는 날은 물론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하정의 목표는 확고하다. 남은 전국 대회에서 상위 랭크를 지키는 것과 내년으로 미뤄진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양 선수는 "일단은 아시안게임이 첫 목표이고 기회가 된다면 올림픽 출전까지 도전해보고 싶다"며 "메달을 따는 것도 좋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운동에 전념해 꿈을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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