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보수정권의 세종시 발목잡기 프레임이 부각될 경우 윤 대통령의 정치적 안방인 충청권에서조차 민심이 등을 돌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인사와 나토 정상회의 지인 동행 논란과 민생경제 문제 등이 얽혀 데드 크로스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 고향이 있는 충청권에선 전국 추이보다 윤 대통령에 다소 점수를 더 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를 받아 4~8일 전국 18세 이상 2525명 대상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 홈피 참조)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7.0%, '못하고 있다'는 57.0%다. 하지만 대전세종충청에서 '잘하고 있다' 37.2%, '못하고 있다' 55.6%로 격차를 좁혔다.
한국갤럽이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자체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도 비슷한 추이다. 전국적으로 '잘하고 있다' 37%, '못하고 있다' 49%인 가운데 충청권에선 '잘하고 있다' 40%, '못하고 있다' 50%로 나타난 것이다.
두 조사에서 충청권 정당 지지도는 리얼미터 국힘 42.3%, 민주 43.1%로 호각세고 한국갤럽의 경우 국힘이 47%로 민주 22%를 크게 앞섰다. 충청권에서 이처럼 윤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대한 평가가 전국보다 다소 후한 것은 윤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부터 강조한 '충청의 아들'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세종집무실 논란이 변수로 떠오른다. 윤 대통령은 대선 전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를 약속했고 대선 후 인수위는 이와 관련해 정부세종청사 1동 활용→올 하반기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입주→2027년까지 관저와 비서동을 갖춘 집무실 신축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경제적 상황 악화 이유로 중간단계인 제2집무실 중앙동 입주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충청권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을)은 페이스북에서 "명백히 공약후퇴이고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사안이 관철되도록 감시하고 촉구할 것"이라고 쏘아 부쳤다. 같은당 강훈식 의원(아산을)도 세종집무실 논란 공공기관 지방이전 표류 등 최근 윤석열 정부의 스탠스와 관련 "균형발전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나아가 충청권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 세종시 수정안 등을 거론하면서 보수진영의 세종시 발목잡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번 논란이 확산되며 '공약 파기' 프레임이 부각될 경우 충청권에서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데 이견은 없다. 대통령실이 세종집무실 논란에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쓸 여력이 없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며 악화하는 경제 상황에 따른 선택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