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지역민들이 감당해야 할 이자 증가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25%가 됐다.
기준금리는 2021년 8월과 11월, 2022년 1월, 4월, 5월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7월 들어 사상 처음으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4월과 5월, 7월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최초다.
이처럼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는 물가상승 압력이 심각 수준에 닿았기 때문이다. 6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 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다.
지역 소비자물가 역시 대전은 5월 5.2%에서 6월 5.9%로 올랐고, 세종도 5.8%에서 6.4%로 6%대를 넘어섰다. 충남은 6%에서 6.9%로 7%를 목전에 두며 지역 중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로 집계됐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74조원을 넘어선 가계대출에 따라 지역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높아지고, 체감경기가 나빠져 소비 등 실물경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한은 대전충남본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대전·세종·충남 가계대출잔액은 74조 98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 올랐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9조 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상승했다. 금리 인상에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지역민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도 올라가게 된다. 빅스텝의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이자 증가액도 덩달아 상승한다.
이자 부담에 따라 지역 소비 지표 하락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대전·충남 지역민들이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7개월 만에 최저점으로 내려앉아있다. 한은 대전충남본부의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6월 지수는 94.7로, 5월(103.1)보다 8.4포인트 내려갔다. 이는 물가 상승과 그간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번 빅스텝의 영향이 보다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자 부담도 갈수록 높아진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6월 24일 기준 연 4.750~6.515% 수준이다. 2021년 말(3.600~4.978%)과 비교하면 6개월 새 상단이 1.537%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미 6%대 중반을 넘어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올해 말 7%를 넘어 8%에 근접할 가능성까지 나오는 대목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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