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동 철도관사촌 전경(대전역 방향, 2020년) <출처='대전의 마지막 철도마을 소제동' 기억리서치 프로젝트 보고서> |
근대문화역사 공간 재생 활성화 목적의 문화재청 국비사업에 '마지막 철도마을 대전 소제' 프로젝트가 1차 대상지 선정에서 탈락했다. 국비확보가 좌절되면서 향후 보존·활용에 난항이 예고된다.
탈락 요인으로 근대 건축물들의 원형 훼손 정도가 심각하고, 삼성4구역 개발로 이전·복원이 불가피해 근대문화유산의 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소제동 카페촌 등 상업시설이 상당 부분 들어선 데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책이 미비했을뿐더러, 주변 개발로 인한 면(面) 단위 보존조차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관련기사 2022년 5월 6일 자 2면·5월 10일 자 2면 게재>
문화계는 소제동 철도관사촌의 근대문화역사공간 조성 계획이 이전 정권과 연결 선상에 놓인 사업인 데다, 민선 8기 행정 방향과 상충해 자칫 추진동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12일 대전시와 문화계에 따르면 지난 4월 15일 신청한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역사공간 재생활성화사업 '마지막 철도마을, 대전 소제' 프로젝트 1차 대상지 선정에서 대전시가 '80점 미만'으로 최근 탈락했다.
최대 5년간 1년에 50억 원씩 국·시비 50%씩 매칭, 총 5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시는 관사촌의 근대문화유산 보존 기반의 보수정비에 방점을 찍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근대건축물 원형의 훼손 정도가 크고 과거 문화재등록 심의에 떨어진 이력 등 '원형 보존문제'가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유산의 가치보존에 따른 '그 자리' 원칙이 지켜지지 못한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가 수립한 소제동 철도관사촌의 '문화재생클러스터 마스터플랜 기본 구상안'에는 삼성4구역 개발로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해 현재 남아있는 40여 채의 관사 건물 중 8채의 이전·복원을 계획에 포함했다.
문화계는 이번 국비확보 좌절로 향후 같은 목적의 문화재청 공모사업은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다. 또 이전 정권의 시책사업이었던 만큼, 지방비 투입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민선 8기 의지가 추진동력의 핵심 요인이 될 것 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의 근대건축 전문가는 "개발이 됐다는 말 속에는 문화유산의 원형이 훼손됐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자체 동력 확보가 중요해진 만큼 대전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며, 활용에만 방점을 둔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기존 계획과 방향 수정 등 내부 논의가 다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시장 취임에 따른 행정 방향 설정과 근대문화유산공간 조성에 따른 '플랜 B'에 대한 조율이 과제로 남는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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