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장 |
언론에 따르면, 시·도지사들은 취임 첫날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움직이고 있으며, 8일에는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지역현안에 대한 중앙정부의 협조와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이같은 시·도지사들의 행보는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초광역 지방시대를 맞아 우리 지역에서 새롭게 약동하는 변화의 서광이 비추고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 같다. 특히 시·도지사들은 정무부지사를 경제(과학)부지사로 명칭을 바꾸거나 경제전문가로 임명한 데서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한결같이 경제발전을 제일주의로 내걸고 있다. 앞으로 지역민들은 시·도지사들의 약속과 활약에 대해 성원을 보내면서 냉철히 지켜볼 것이다.
필자는 시·도지사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의지와 공직자로서의 책임감을 지니고 지역민들과 함께 혼신을 다해 임한다면, 반드시 성공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이 될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 이미 각자는 국회의원 재선부터 4선, 그리고 장·차관을 역임했기 때문에 국정 경륜과 정치지도자의 내공 측면에서 어느 누구한테도 뒤처지지 않는다. 아마 괄목할 만한 시·도정을 펼쳤다는 평판과 민심을 얻는다면,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홍준표 대구시장과 같이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지방정부의 수장 뿐만 아니라 안철수 의원이나 이재명 의원과 같은 차기 대권주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리라. 이와 관련해서 외람되지만, 시·도지사들에게 몇 마디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성공하려는 지방정부의 수장에게는 창의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시·도지사는 지역경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전천후 세일즈맨이 되어 국내외 기업을 포함한 투자 유치와 해외 수출망 개척에 직접 나서야 한다. 이제는 시·도지사의 유형을 행정관리형, CEO형, 정치가형 등으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직 세일즈맨형만 있다. 앞으로 시·도지사는 일정 관리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한 달에 열흘은 해외 출장을 가야 하고, 국내 30여개 대기업과 20여개 강소기업의 CEO를 일년에 적어도 두세 차례나 방문해야 하며, 대통령실, 정부, 국회, 공공 및 민간기관의 주요 책임자들을 수시로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정 업무가 만기친람(萬機親覽)에서 부시·도지사 및 실·국장으로 과감히 위임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정책과정 전반에 대해서는 주도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성공적인 정책은 국가아젠더로 채택되도록 정교하게 홍보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통합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인사에서 전임자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배제하지 말고, 능력과 역량이 있다면 흔쾌히 기용할 필요가 있다. 일반직 공무원은 정무직과 달리 특정 사람 보다는 공공성이나 합리성에 대해 충성한다는 점을 용기 있게 받아드릴 필요가 있다. 또한 시민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고, 기자들의 불편한 질문에 대해서도 성실히 답변하며, 지식인들의 애정 있는 비판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성찰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충청권 상생발전에 대해 앞장서기를 바란다. 부디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통 크고 매력 있는 정치행정 리더이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이상과 같은 졸필이 텐션(tension) 일변도인 것 같아, 릴렉스를 드린다는 뜻에서 파바로티와 달라가 듀엣으로 부른 이탈리아 칸초네 '카루소'를 취임 축하곡으로 추천하고자 한다. 필자는 시·도지사들이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나 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각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넓은 장소에서 볼륨을 높이고 한글 번역 가사를 보면서, 웅장한 성량과 윤기 넘치는 화음과 우아한 가사 내용을 음미해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인연이 있었던 인물의 호방한 기질과 포용적 인간미와 대중적 친근함을 떠올리기를 바란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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