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미룸갤러리에서 만난 조병연 작가 모습.<사진=한세화 기자> |
땅끝마을 해남의 정취를 화폭에 담는 조병연 한국화가는 차가움과 냉철함, 칼칼한 붓끝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는 '선의 작가'다.
여름의 중심 7월 바닷냄새 물씬 풍기며 남도의 여름을 간접 경험할 수묵화를 선보인다.
대전 동구 미룸갤리러는 7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조병연 작가 초대전 '담백(淡白)의 향기는 당신의 마음에 담고'를 열고, 갤러리 내 4개의 전시공간에 4호부터 100호까지 공간별로 각각 5 작품씩 총 20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 오픈 일인 지난 1일 갤러리에서 만난 조 작가는 수묵화의 매력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강인하고 단단한 작품 철학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열린 '작가와의 만남'에서 그는 작품 설명과 질의응답을 통해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이어갔다. 김채운, 박금란 작가의 시 낭송, 김태영 작가의 그림설명, 황재학 시인의 축가 등 즉흥 행사도 펼쳤다.
(왼쪽부터) '임하도의봄'(72cmx72cm, 한지에수묵담채, 2022), '바람2'(136x172,한지에수묵,2019).<출처=미룸갤러리> |
수채화도 유화도 아닌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조 작가는 소재에 있어서는 시간의 옷을 입지 않고 다양한 재료를 추구한다. 한국화의 전형을 갖는 반면, 바닷가의 돌멩이에 하나, 들판을 무대로 서 있는 매화나무, 검은 바다의 잔물결, 달과 함께 밤의 경치를 즐기는 만개한 매화꽃 등 특유의 붓놀림을 통해 여름을 연상케 하는 시원하고 날카로운 터치를 화폭에 담아낸다.
그는 "한국화는 '선의 예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붓끝의 냉철함으로 수묵의 매력을 발산한다"며 "돌가루(석채)나 조개가루(호분) 등 재료의 제한 없이 작품 의도를 표현할 모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1963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조병연 작가는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후 다수의 초대전과 개인전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으며 남도를 대표하는 한국화가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 행촌문화재단의 초청으로 7년째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 중이다.
개인전으로는 2003년 KAAF 초대전(서울 공평아트센터)을 비롯해 2004년 '길의 미학', 2008년 '해남진경전', 2011년 '남도의 향기', 2012년 '다도해 진경전', 2019년 '남도 수묵으로 풀어내다', 2021년 '매화를 탐하다' 등이며, 15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경기도박물관, 목포시청, 제주도립미술관,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한국병원, 행촌문화재단, 미황사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조병연 작가는 "2019년 영암일출산전도에 이어 지난해 전남 구례 사성암에서 바라본 지리산 모습을 10m 화폭에 담았다"며 "내년쯤 태백산맥부터 백두대간까지 조정래 작가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지리산전도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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