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월 30일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열린 대전 후보자 합동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출처=이성희 기자] |
어렵게 잡은 지방정권이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터진 중앙발(發) 악재가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반감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넘어선 '데드 크로스'(Dead Cross)를 기록해 대전·충청에서 이어진 국민의힘 상승세가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은 혼돈 그 자체다.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다. 징계 당사자인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혀 상황이 어떻게 정리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친윤(친윤석열)계 내부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엇갈려 여당이 말 그대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 충청진영의 속은 타들어 가는 중이다. 지방선거 승리 한 달여, 지방정권 출범 10여 일 만에 중앙발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동안 쌓은 긍정적 이미지가 무너지진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번 사태가 권력 투쟁으로 비친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지역에선 지역대로 열심히 하면 되는 일이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 참 답답하다"며 "대선에서 이긴지는 넉 달, 지방선거에서 이긴지는 불과 한 달이다. 그런데 벌써 내부 권력 갈등이 터지다니, 지역에서 어렵게 이어온 상승세와 좋았던 이미지가 타격을 입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당 대표 징계 사태의 후폭풍 속에 악재는 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5∼7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부정평가는 50%를 기록했다. 긍정평가는 40%로, 충청에서 부정과 긍정이 뒤바뀐 '데드 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정당 지지율은 대전·세종·충청에서 국민의힘이 47%를 얻어 더불어민주당(22%)을 제쳤으나, 문제는 지금부터라는 걱정이 많다. 중앙당의 내부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긍정적 평가를 얻지 못하면 지지율 하락세가 시작될 수 있어서다. 그럴 경우 2024년 총선을 앞둔 지역 정치지형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인사는 "20대 대선부터 충청에서 민주당 지지율을 웃돌았고 8회 지선에서도 결국 승리했지만,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2년 뒤 22대 총선을 앞둔 만큼 더욱 긴장하고 겸손해야 한다. 중앙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방법은 무선(90%)·유선(10%) 무작위 추출방식을 활용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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