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은행동 으느정이 거리 일대. 사진=이유나기자. |
원도심 활성화는 대전시의 숙원사업이다. 2019년부터 추진 중인 '중앙로 프로젝트' 사업은 정부의 국비교부가 늦어지며 지지부진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도시재생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명목으로 원도심 활성화에 힘을 모았지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년 전 원도심의 핵심 상권이었던 중구 인구는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다. 반면, 유성구와 서구는 소득수준이 높고 도안 신도시가 개발되며 아웃렛·백화점 등 대형유통시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주거인구에 비해 도안 신도시에 상업용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전은 타 지역에서 찾기 어려울 만큼 도시 양극화가 심화돼 있는 상태다.
이에 대전의 새로운 수장들은 원도심 유동인구를 높이기 위해 각기 다른 방법을 내세웠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동구청장 시절 추진한 대전역 0시 축제를 내세웠다. 김광신 중구청장은 공약으로 중기부 상권활성화 사업 공모에 참여하고 중촌동을 중심을 중촌벤처밸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대전역세권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대청호, 만인산, 식장산을 잇는 레저 관광벨트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최충규 대덕구청장은 공약으로 액티비티 시설 설치 등 계족산 시민공원 프로젝트, 공영주차장 확충 등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 회덕향교의 유생마을로 이야기를 담은 원도심 재창조를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원도심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사람을 모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중 하나가 축제다. 축제가 상권 활성화에 특효약이지만 지난해 신세계 지역환원금 사용이 졸속 행정으로 추진되려 한 적이 있어 경제적 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감시도 필요하다. 지난 5월 옛 충남도청에서 개최됐던 '대전 빵모았당' 축제는 관내 시민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10만여 명의 인파를 모아 성공적으로 치러진 대표사례다.
원도심에 거주하는 고정인구가 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계관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금융부동산행정과 교수는 "아파트 단지가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재정수입을 얻을 수 있다"며 "주거시설에 사는 사람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서 소비하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늘기 위한 다른 방법으로는 문화·예술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서울 창동은 도시재생을 위해 음악을 활용했다. 연습실, 녹음실, 공연장이 있는 '플랫폼창동61'을 만들어 뮤지션과 팬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예술인들이 원도심에 거주하게 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도 있다.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은 "원도심 세가 높아지며 예술인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며 "대흥동에 지역 예술인들을 모이게 하려고 임대료를 지원하는 정책이 있었는데 점차 비용이 줄더니 사라졌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신천식 대전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지자체의 직접 지원, 세재 혜택, 홍보가 필요하다"며 "기존 원도심 상권이 지속하기 위해선 대흥동, 선화동 일대에 안전한 밤 문화가 형성되도록 주민과 상인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