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부초 양궁부 에이서 유창현(대전서부초 6)이 연습장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
지난 5월 경북 일원에서 열린 51회 전국소년체전에서 무려 4개의 메달을 따낸 다관왕 선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대전 서부초등학교 양궁부 에이스 유창현(서부초 6)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양궁을 만난 유 군은 "양궁부 형들이 활을 잡고 훈련하는 모습이 멋있고 호기심이 생겨서 시작했다"며 "땀을 흘리고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내게 된 점이 기쁘고 자부심이 생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 군의 원래 꿈은 요리사였다. 한참 꿈이 많은 초등학생에게 현란한 기술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사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가족들에게 요리를 만들어 나름에 실력을 자랑했던 유 군은 양궁을 만나고 성적을 올리면서 꿈을 바꿨다. 소위 신동이나 영재로 불릴 만큼의 기량은 아니었지만 성실한 자세로 조금씩 양궁의 재미를 찾아가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양궁 시작 2년 차에 접어들던 지난해 5월 전국 남녀 양궁 종별 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1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양궁 인생 첫 타이틀을 거머쥐고 불과 1년 만에 전국소년체전에서 기염을 토한 것이다. 수백 명의 경쟁을 이겨내고 전국대회를 제패한 비결에는 또래 선수들과는 남다른 체격조건이 기반이 됐다. 유 군을 발굴한 서부초 양궁부 이수지 코치는 "(유)창현이가 양궁을 시작할 당시에도 초등학교 고학년에 따르는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었다"며 "무엇보다 하루도 훈련에 빠지지 않고 훈련에 집중하는 성실한 자세가 유 군이 가진 두 번째 재능"이라고 설명했다.
양궁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올림픽 효자 종목이다. 선수층도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두텁고 경쟁도 치열하다. 양궁 유망주로 주목받았다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유창현은 이번 소년체전에서 남자 30m와 개인종합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 35m 은메달,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성장기에 있는 선수임을 고려해도 한 대회에서 4개 메달을 따내는 다관왕은 흔한 사례가 아니다.
이 코치는 유 군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창현이는 앞서 졸업한 선수들에 비해 집중력과 슈팅 감각이 좋고 경기 운영 능력이 특출하다. 기술적인 부분만 보완한다면 상급 학교에 진학하더라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목표의식을 갖고 지금처럼 꾸준히 성적을 내준다면 성인 국가대표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유 군은 양궁부가 있는 내동중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게임에도 관심이 많은 전형적인 '초딩'이지만 나름의 꿈과 목표가 있다. 유 군은 "하고 싶은 일들이 많지만, 지금은 활을 쏘는 순간이 가장 재미있고, 대회 나가서 최선을 다해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국가대표 김제덕 선수처럼 기량도 출중하고 동료 선수들이게 힘과 용기를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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