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박철웅 원장이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30년간 척추 수술에 매진해 온 대전우리병원 박철웅 원장은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척추 명의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하고 척추내시경 교과서를 집필하는 등 축적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박 원장이 자산과도 같은 수술 노하우를 다른 의사들에게 공유하는 이유는 단 하나.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 대중화를 통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30년간 여러 스텝과 연구하고 수많은 임상을 겪으면서 축적된 노하우는 나만의 재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학술대회나 교과서 편찬 등을 통해 지식을 공유해 고통받는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원장을 만나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법,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은 어떤 수술법인가.
▲양방향 척추내시경을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내시경 척추 수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내시경 척추 수술은 작은 상처를 내고 그 상처를 통해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삽입해 환부를 열고 수술을 진행하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작은 상처를 통해 수술하다 보니 흉터가 작고, 근육의 손상도 적어 수술 후 통증과 회복 기간이 짧아 환자들의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집도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가장 큰 장점은 수술 후 감염이 적다는 점이다. 내시경 수술은 일단 상처가 작고 수술 도중 계속 물로 세척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도 감염확률이 적고 실제로 내시경 수술 이후 감염이 발생한 경우는 현저히 적어 환자와 의사 모두가 선호하는 우수한 치료법이다. 현재 과학기술과 의학기술의 정점이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발생하기도 하나.
▲내시경 수술 시 경막하 공간에 직접적인 손상이 없더라도 척추신경의 경막하 공간이라는 특이한 해부학적 특징으로 내시경 수술 후 빈 곳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막하 공간을 연결하는 가늘고 약한 연결 혈관들이 공간의 압력변화로 파열돼 경막하 혈종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내시경 수술 후 발생한 척추 경막하 혈종에 대한 특이하고 드문 증례에 대해 발생 이유를 문헌 고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기 위해 논문을 작성했다.
이 논문은 Journal of Advanced Spine Surgery (JASS) 2021년 1월호 'Spinal Subdural Hematoma following Percutaneous Endoscopic Transforaminal Lumbar Discectomy - A Case Report (내시경 수술 후 발생한 척추 경막하 혈종)'에 소개됐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처음 개발한 분은 맥시코의 자비에르라는 의사다. 자비에르가 개발은 했지만 수술방법이 쉽지 않아 개념으로만 남을 뻔 했다. 이를 눈여겨보고 더 연구해 쉽고 빠르고 안전한 수술법으로 발전시키게 됐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4년 전 Advanced Techniques of Endoscopic Lumbar Spine Surgery (고급 요추 내시경 수술 기법) 을 시작으로 Unilateral Biportal Endoscopic Spine Surgery (일측형 양방향 척추 내시경)에 이르기까지 경추, 흉추, 요추를 아우르는 세계 최초로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법 가이드북을 집대성하게 됐다.
출간된 교과서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의 태동부터 발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이 수록된 집합체로써 지금까지 척추내시경 수술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정리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교과서다. 척추내시경을 처음 접하는 의사들도 보기 쉽게 만들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 교과서 집필은 큰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의 척추내시경 수술이 세계표준으로 인정받게 됐으며 미세침습 척추수술, 특히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과 부위별 내시경 수술이 국제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과 같다.
최근 미국을 비롯해 인도, 중국, 일본, 브라질, 우크라이나, 홍콩, 대만 등 전 세계 척추 전문의들이 대한민국을 배워서 갔고 앞으로 더 많은 국가의 의료진이 우리 의료를 배워갈 것이다.
-해외에 초청강연을 다닌다고 들었다.
▲미국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을 배우러 온 두 명의 척추명의인 UCLA 의과대학병원 Dr. Don Park 교수와 듀크대학병원 세르지오 안드레스 멘도자 교수님이 초청했다.
처음 만난 계기가 2019년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척추학술대회에서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의 고급기술' 이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을 한 적 있었는데 이때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에 대해 발표해 척추 수술을 하는 의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이후 올해 2월 5일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사이언스 케어에서 열린 UCLA 양방향 척추내시경 심포지엄에 초청돼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 척추관 감압술의 원리, 해부학 및 진행방법'에 대해 강연을 하기도 했다. 미국 각주에서 모인 150여 명의 척추 명의들에게 척추내시경 수술의 원리와 수술절차, 수술방법에 대한 강연을 했으며, 카데바 워크샵(연구용 목적으로 기증된 시신으로 수술실습)을 통해 실전 강연도 진행했었다.
-해외 전문의 등을 대상으로 연수도 진행했다고 들었다.
▲지난달 미국 뉴욕 대학병원 Dr. Yong Kim 교수, 뉴 잉글랜드 침례병원 터프츠 대학교 의과대학 Dr. Brian Kwon 교수, UCLA 의과대학병원 Dr. Don Park 교수가 대전우리병원을 찾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UCLA, DUKE 대학 교수님 두 분이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을 연수했고 이번에는 뉴욕대학병원과 뉴잉글랜드 침례병원 의대 교수가 방문했다.
이들은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연수를 통해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을 배워 갔다. 수술에 필요한 테이블 세팅부터 장비, 수술방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수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평생을 척추질환의 치료와 연구에 매진했는데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척추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고민은 모두 같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현재의 관절을 손상시키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며 신경을 압박하는 병변은 최대한 제거할 것인가? 변형된 척추를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호전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이다.
이러한 고민을 가진 척추 의사들이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법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전문의들의 연수 요청이 끊이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요청을 최대한 받아들이고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법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싶다. 이를 위해 교육 체계를 확립하고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30년간 여러 스텝과 연구하고 수많은 임상을 겪으면서 축적된 노하우는 나만의 재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술대회나 교과서 편찬 등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면서 목, 등,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빠른 일상 복귀를 도와주고 싶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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