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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위해 싸워왔던 아일랜드 출신 군인 '마틴'은 탈영 후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온다. 하지만 가족 모두 영국인에 의해 이미 목숨을 잃었거나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들은 말도 안 되는 폭압과 강탈, 과도한 법 집행으로 가렴주구(苛斂誅求)를 강행한다. 분노에 휩싸인 마틴은 가족을 죽인 자들과 기근에 허덕이는 아일랜드인들을 탄압하는 영국인들을 심판하기 시작한다.
형사이자 과거 해외파병 시절 마틴의 상관이었던 코닐리가 마틴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결국엔 코닐리 역시 마틴에 동화되어 영국인들을 응징한다. 이 영화는 전형적 권선징악(勸善懲惡)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마틴은 영국인 토벌대의 총을 맞자 코닐리에게 "(민주주의로 인해 살기 편한) 미국으로 가라"고 권유하며 눈을 감는다. 연일 폭염이 괴롭히는 가운데 물가까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주부들은 시장 가기가 무섭고, 직장인들은 승용차를 운행하는데도 기름 값이 두렵다. 이런 와중에 한국전력이 7월부터 가정용 전기 요금을 kWh당 5원 올리기로 했다는 뉴스가 세인들에게 "올 게 왔다!"는 예상했던 충격을 던졌다.
결론적으로 가뜩이나 물가 급등 와중에 전기 요금까지 오르게 되면 서민과 빈곤층 등 취약 계층의 고통이 가중될 건 불 보듯 뻔하다. 지인 중 하나는 자원봉사를 생활화하는 사람이다.
그는 염천 더위에도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수박 등의 과일 나눔 봉사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가 가장 고민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은, 전기료를 아끼고자 선풍기조차 마음대로 틀지 못하는 절대 빈곤층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앞으로 전기료가 오르게 되는 것은, 그래서 어쩌면 국민적 분노로까지 이어지는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전기료 인상 억제 정책이 불러온 필연적 부작용이다. 이는 또한 한 사람의 고집과 편향된 정책이 어떤 후과(後果)를 가져오는지를 여실히 발견하게 되는 대목이다.
상식이겠지만 무엇이든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현실화해서 충격을 분산시켰어야 했다. 이건 기업경영의 기본이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를 무책임하게 미뤄오다 그예 한전 경영까지 엉망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렇게 골병이 들어가고 있는 한전에 대해 치료는커녕 한전공대의 개교라는 또 다른 '낭비요인'까지 강제적으로 밀어붙였다. 한전의 부채 규모는 무려 157조 원에 이른다. 올해 적자만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한전은 공기업이 아니었다면 벌써 부도 처리되고 말았을 것이었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 '한전 사태'를 현 정부에 떠넘긴 것 또한 문재인 정부의 어떤 두 얼굴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연방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6월 24일 개최한 '한국의 난민 정책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청문회에서 2019년에 발생한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미스 의원은 특히 문 대통령을 겨냥해서 "인권변호사라고 알려진 사람이 위기에 처한 탈북민들을 그런 끔찍한 운명 속으로 돌려보내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보도를 보면서 공감과 함께 부끄러움이 교차했음은 물론이다. '블랙 47'이라는 외화를 이 글에 대입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마틴의 조언처럼 살기가 힘들다고 해서 우리도 미국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잘못된 것은 이제라도 서둘러 고치고 올바르게 치환(置換)하고 볼 일이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의 준엄한 명령이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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