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대전시의회 개원을 앞둔 시의회 전경. |
당에서 세운 합의추대 방침을 박종선 시의원 당선인이 다선(多選) 중심의 원구성 관례를 따라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의회 출범 때마다 반복되던 의장 선출 파행이 이번에도 재현되는 모습이다.
박종선(유성1) 당선인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당이 그간의 원칙과 관행을 무시하고 시의회 원구성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역대 지방의회 원구성을 다선의원 중심으로 해온 만큼 이번에도 관례에 따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박 당선인은 6대 의원을 지내 국민의힘 당선인 중 유일하게 현역 경험이 있다. 7·8대를 건너뛰긴 했으나, 자신이 유일한 재선 의원인 만큼 다선을 의장으로 합의 추대하는 그동안 관례에 따라 자신이 의장을 맡는 게 당연하단 입장이다.
당의 합의추대 방침에 대해선 특정 당선인을 의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박 당선인은 "대전시당과 양홍규 시당위원장은 그동안 따랐던 의회 관례를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다"며 "이는 초선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삼척동자가 다 아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현재 의장 후보로는 이상래(동구2), 이한영(서구6) 당선인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상래 당선인은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이 국회의원을 지낼 때 보좌관을 지냈고, 이한영 당선인은 3선 서구의원 출신이다. 박 당선인은 다선 우선 관례가 지켜지지 않으면 당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본회의 때 독자 출마한단 계획이다.
현재 의장 선출은 당선인 자율에 맡긴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물론 내부적으론 당선인 간 합의로 의장을 추대하되, 그렇지 않다면 투표로 선출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시당은 30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뒤 후보가 복수로 등록됐을 경우 7월 4일 투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당선인은 박 당선인의 주장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모 당선인은 "원구성에서 다선을 우선시하는 관례는 직전 8대 후반기에서 깨진 거나 마찬가지"라며 "무조건 다선을 따르는 것도 시의회의 새로운 변화와 역할, 그리고 혁신을 원하는 시민들의 바람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9대 대전시의회 당선인 오리엔테이션이 열려 첫 상견례 자리가 마련됐으나, 원구성과 관련된 별도의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9대 의회는 국민의힘 18명, 더불어민주당 4명으로 구성돼 '여대야소' 구조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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