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렬 변호사의 경매 첫걸음]가장임차인 판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신동렬 변호사의 경매 첫걸음]가장임차인 판별

법무법인 올곧음 변호사 신동렬

  • 승인 2022-06-28 09:56
  • 신문게재 2022-06-29 10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신동렬 변호사(사진)
법무법인 올곧음 변호사 신동렬
아파트나 빌라 등 주택 경매의 경우에 대항력이 인정되는 선순위 임차인인데 배당요구를 하지 않거나 배당요구를 하여도 실제 배당금을 찾아가지 않는 사건을 자주 볼 수 있다. 최근에 필자는 근린주택을 낙찰받은 매수인의 의뢰를 받아 건물지분 2분의 1 철거 및 지료청구소송을 진행하여 승소한 바 있는데, 이 사건에서 최우선변제를 받는 소액임차인이 배당요구는 하였으나 실제 배당은 한 푼도 받아 가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배당요구를 안 하거나 배당을 받아 가지 않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정식 임대차계약서가 없으므로 법원에 배당요구 서류를 제출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법원으로부터 배당을 받아 간 경우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이 경우 인수해야 할 임차보증금을 알 수 없어서 입찰을 꺼리게 된다. 따라서 가장임차인인지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찰에 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가장임차인을 판별할 수 있을까?

먼저 임대차계약서를 자세히 검토해 보면 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추후 허위로 작성한 문서이다 보니 대개 임대차계약서에 중개업자의 날인이 없거나, 경매가 진행되거나 진행될 예정일 때에 임대차계약 시점을 과거로 소급해서 작성했을 것이므로 임대차계약서의 양식은 최근의 서식일 가능성이 높다.

임대차 건물에 전입한 날짜를 확인해 보는 것도 가장임차인을 판별하는 좋은 방법이다. 보통 가장임차인은 경매개시결정등기 시점을 전후해서 전입신고를 하거나, 임대차계약서 작성 시점과 전입신고일 사이에 시간적 격차가 크다. 또한, 임대인인 소유자와 임차인이 해당 주택에 동시에 전입되어 있다. 한편 법원의 문건송달 내역을 자세히 검토해 보면 법원에서 임차인에 대하여 임대차계약서에 대한 보정명령을 내린 경우가 가끔 있다. 이는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제출하였는데 임차보증금이나 임대 기간 등을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임차인의 경우에는 보통 확정일자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전입신고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임차보증금이 없고 보증금을 보호하려는 취지의 확정일자를 받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우선변제를 받기 위해 소액보증금으로 허위 계약서를 썼다면 굳이 확정일자를 받을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소액보증금은 최우선변제금액으로 배당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확정일자가 있더라도 전입신고일 보다 상당한 기간이 흐른 뒤에 부여받거나 경매개시결정등기가 임박해 부여받는다.

가장임차인의 경우 법원 집행관이 현장 조사를 위해 방문하였을 때에 임대차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현황조사서에 임차보증금 등이 명확하게 등재되어 있지 않고, 임차보증금을 임대인에게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차보증금을 송금했다는 영수증이나 통장내역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가장임차인의 경우 임대인인 소유자의 채무가 초과한 상태에서 체결한 임대차계약이 대부분이다. 예컨대 등기부에 근저당, 가등기, 가처분, 가압류, 압류 등 선순위 권리가 다수 있는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다. 이 경우는 우선변제를 받는 선순위 임차인의 조건을 갖추지는 못하지만, 최우선변제금의 수령이 목적인 가장임차인이라고 보면 된다. 한편 주민등록은 임대인이 대출을 받을 당시 임차인이 소유자와 동거인으로 되어 있다.

한편 가장임차인을 판별할 수 있는 자료로 임대차 관계를 살펴보면 된다. 이 경우 임대차 관계는 부모와 자식, 장모 집에 사위 등의 관계이거나, 미성년자로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가 임차인으로 등재되어 있다.

집행법원에서 발송한 우편물을 받은 당사자가 누구인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소유자가 우편물을 수령했다면 가장임차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관리사무실에서 고지된 관리비의 명의가 소유자인지 임차인인지 확인한다. 소유자라면 임대차계약서에 기재된 임차인은 가장임차인일 가능성이 높다.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가장임차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입찰에 임해야 대항력이 인정되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인수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법무법인 올곧음 변호사 신동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금산 무예인들, '2024 인삼의 날' 태권도와 함께 세계로!
  4. 학하초 확장이전 설계마치고 착공 왜 못하나… 대전시-교육청-시행자 간 이견
  5.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1.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2.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3.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4.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5.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