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지하차도 옆 공터 부지. 주민들이 공원 조성을 요구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사진=주민 제보) |
대전시 건설관리본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홍도 지하차도 공사를 했다. 당시 공사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주민설명회를 열었는데 주민들이 지하차도 인근 부지에 공원 조성을 요구했으나 예산 문제로 현재는 녹지공간만 조성된 상태다.
거듭 민원이 제기되자 올해 2월경 동구청이 구청장과 각 부서 담당자들과 함께 현장에 나와 "대전시와 협의해 편의시설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네 달 째 감감무소식"이라고 토로했다.
27일 취재 결과 구청 각 담당 부서, 동행정복지센터의 소통 부재, 업무 미루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구청장이 주민들에게 공원 조성을 구두로 약속한 상태에서 각 부서 별로 업무에 대한 파악도 전무했고, 우리 업무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동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당시 구청장님과 각 부서 담당자들이 나와 현장을 살펴보고 주민들의 민원을 들었고, 주민 의견을 취합해 전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동행정복지센터에서 의견을 취합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전달받은 문건이 없어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행정복지센터는 입장이 달랐다. 관할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그날 현장에서 구청장님이 결론을 내줬기 때문에 동에서 따로 주민 의견 취합은 하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현암아파트 도로 옆에 운동시설을 제안해 이미 설치 완료했고, 지하차도 인근 공원 조성은 구청장님이 대전시와 협의해 장기적으로 해결할 사안으로 해 마무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시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보다 업무 미루기에 급급한 모습에 구민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홍도동 주민 A씨는 "지하도 조성 주민설명회부터 구청장 현장 방문 때까지 주민들은 벤치나 운동시설 등 편의시설 조성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공터로 남아 있다"라며 "구청장이 거듭 공원 조성을 약속해 이뤄지는 줄 알았건만 지켜진 것이 하나도 없다"라고 토로했다.
오관영 동구의원은 "홍도 지하차도 인근을 공원화 해주기로 약속했지만 진행이 되지 않아 현재 대형 트럭 주차장처럼 변해버린 상태"라며 "가로등도 설치가 안 된 곳이 많아 밤에는 너무 캄캄해 위험할 정도라 주민 민원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시와 구청의 협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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