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한 사표를 즉시 수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표 보류의 이유로는 김 청장이 정식으로 사표를 내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김 청장이 사표를 제출하면 윤 대통령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 절차에 따르겠다는 것은 그가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거나 징계 심사에 계류 중인지 등을 조회한 뒤 수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김 청장이 임기 만료를 27일 앞둔 이날 전격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보고를 사전에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청장은 예상대로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 공식 라인을 통해 의원면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김 청장이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경찰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자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시작되는 날 오전부터 치안 총수가 예고도 없이 옷을 벗겠다고 나서 심각한 혼란을 야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김 청장이 "마지막까지 전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격앙된 기류도 읽힌다.
한편, 김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에서 "경찰청장으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 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안 발표에 따른 조직 내부 반발과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의 질책 등을 수습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은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에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 관련 행안부의 입장 및 향후계획을 밝혔다.
그는 "7월 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해 발표하고 관련규정 제·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안에 행안부 내에 경찰업무조직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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