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민주당 지방정부 8년의 성과와 남겨진 과제' 토론회의 모습. [출처=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
지역에선 패배 수습과 야당으로서 새 출발이 절실한데도 구심점이 없다 보니 당원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중앙에선 이재명 상임고문의 8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당원들 사이에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전 민주당은 '포스트 지선' 준비에 돌입했으나, 체계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시당은 '민주당 지방정부 8년의 성과와 남겨진 과제'와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본 민주당 무엇이 문제였나'를 주제로 두 차례 토론회를 계획했지만, 당원들의 반응과 시선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양대 선거 패배 수습과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정립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형식적인 행사에 그쳤다는 평이 많아서다. 비판의 중심엔 대전 민주당 7명 국회의원이 자리한다. 대전 민주당을 이끄는 리더로서 패배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1차 토론회에 참석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지선 이후 첫 공식행사였던 당선인 대회에선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들로 당원들의 반감만 샀다.
한 참석자는 "어느 한 명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로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먼저 숙이는 국회의원이 없었다"며 "당선인들이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일방적 훈계만 늘어놨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뻔한 말만 나왔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가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인상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당의 중심을 잡을 기구나 인물도 전무한 상황이다. 박영순 의원이 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시당위원장을 사퇴하면서 구심점을 잃었고, 국회의원들도 각자 행보에만 집중해 당원들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실정이다. 현재 시당위원장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지만, 보여주기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거란 부정적 시선이 당원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민주당 소속 모 기초단체장은 "대선에서 지고 지방선거에서 처참히 패배했음에도 대전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건지 그냥 모른 척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선거 결과가 자신들을 향한 심판 성격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지금이라도 반성의 자세로 당을 수습하고 당원들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에선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신경전이 한창이다. 앞서 민주당은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1박 2일간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고 당의 혁신 방향에 의견을 모았으나, 관심은 오로지 전당대회에 쏠려있다. 이재명 상임고문의 출마 여부가 태풍의 핵인 가운데 전당대회 '룰'은 7월 11~12일께 확정될 전망이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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