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상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흥동 메가시티건축 계획 반대 서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출처=대흥동 상인회. |
원도심 상인들은 27일부터 한 달간 시위를 예고했다. 14년이 넘게 기다린 대흥동 메가시티가 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상업지역이 원도심에 공동주택이 들어오면 상권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상인들의 생각이다. 김태호 은행동 상점가 상인회장은 "대흥동 센텀시티에 공동주택으로 300세대가 들어왔지만, 매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흥동이 야간 상권이라 밤에 시끄러운데 주거지역에서 소음으로 민원을 제기해 상권을 더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흥동 메가시티에 공동주택이 들어오느니 차라리 흉물로 남는 게 낫다"며 "세이백화점 폐점 이후 원도심엔 대형 유통시설이 줄어들어 시에서 원도심 활성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흥동 메가시티가 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에 대해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 대전광역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르면, 주거비율이 90% 미만이면 상업지역에 공동주택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대흥동 메가시티 용도 변경은 법에 접촉되지 않아 지자체에서 관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대흥동 메가시티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 사업성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금융부동산행정학과 교수는 "세종시에 있는 일반 상가들도 분양이 안 돼서 공실 때문에 상업시설을 주거시설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백화점도 폐점되고 기존 자리에 주거시설이 들어오는 게 요즘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개발주체와 상인들이 상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일고 있다. 정재호 목원대학교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후 상업용 부동산의 수요가 감소해 사업자로선 주거시설을 선호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상인들은 도시 민원의 주체이기 때문에 개발주체는 인근 상권과 상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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