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영상위원회가 진행하는 영상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운영방식이 관행을 벗어나지 못해 지역문화계의 뭇매를 맞고 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심사위원과 심사평 '비공개' 원칙에 대해 2021년 6월 본보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시대착오적인 행정 일관으로 지역 영상산업 활성화를 저해한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분야별로 심사결과 공개 여부가 제각각인 데다, 8개 업체를 선정한 단편영화 분야의 경우 작품별 심사평이 아닌 총평으로 대체하는 등 투명성이 모자란 요식행위라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본보 2021년 6월 8일 자 5면>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대전영상위원회는 연간 사업으로 '영상콘텐츠 제작지원' 추진을 위해 올해 5월 비영리단체나 기업, 협회 등 대전에 스튜디오를 두고 활동하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영상콘텐츠 지원 단체를 모집했다.
영상산업 행사개최 지원을 비롯해 장편 독립영화, 단편 독립영화(A·B그룹), 다큐멘터리 제작 등 4개 분야 총 13개 업체를 선정했으며, 올해 4억5000만 원의 예산 중 진흥원 위탁수수료를 제외한 3억8000만 원을 실제 집행한다.
문제는 이번 지원사업 심사결과 공개와 관련 심사위원 명단은 지난해 본보의 지적에도 여전히 비공개로 일관하거나 심사평의 경우 일부만 기재돼 있는 등 제각각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24일 기준 진흥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선정결과 공고문을 확인해보니, 단편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분야는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8개 작품을 선정한 단편영화 분야의 경우 심사개요에 따른 총평만 언급, 작품별 심사평은 게재하지 않았다.
대전과 달리 국제영화제를 유치하거나 영상산업이 활발한 다른 시도의 경우 시대적 흐름에 맞춰 심사결과 공개는 물론 디테일을 가미해 지원사업의 공정·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전주영상위원회는 올해 4월 단편영화 제작지원 선정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심사개요를 비롯해 심사위원과 선정작품 명단, 지원금액, 심사총평과 작품별 심사평 등 세부적으로 공개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지난달 장편다큐멘터리 선정결과에 대해 심사위원 명단은 물론 주요 경력까지 게시해 책임감을 부여했다. 심사평도 제작과 기획개발 등 세분화하고 작품별 심사평을 공개, 후속 조치까지 공개해 심사결과 궁금증을 차단했다.
진흥원 측은 조직개편에 따른 업무인계 착오로 탈락자들에게 전화로 심사결과를 설명했으며, 심사위원 명단 공개 여부가 개인 신상과 관련한 민감한 사항이라는 입장이지만, 전화 통보는 사실이 아니며, 지역의 영상산업 발전을 견인해야 할 공공기관 스스로 뒷걸음질하며 시대를 역행한다는 게 지역문화계 시각이다.
지역의 영상 관련학과 교수는 "공연예술 전반에서 공정과 투명을 강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는 추세이며, 오답 풀이가 더 중요하듯이 심사결과를 명확히 알아야 차후 작품의 진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심사위원 명단 공개는 신상 노출 관점과는 무관하며, 심사행위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으로 끌어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3월 조직개편으로 인사이동이 발생했으며, 영상콘텐츠 담당자가 바뀌면서 업무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을 인정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심사결과 공개를 재검토·게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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