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성인용품점' 증가추세, 성 인식 달라지며 판매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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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성인용품점' 증가추세, 성 인식 달라지며 판매량 급증

국내 성인용품 수입량↑
"쉬쉬하기 보단 성교육 필요"

  • 승인 2022-06-28 16:12
  • 신문게재 2022-06-29 6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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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구 궁동 대학가에 있는 무인 성인용품·전자담배 가게 입구.
"성인용품을 구매하는 건 개인의 자유고 본인의 안전과 위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성인용품을 구매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으론, 안전하고 건강한 성관계가 어려워 기구로 성욕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증가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성인용품 수입량은 2017년 5672톤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엔 7445톤으로 늘어났다. 코로나 거리두기 기간이었던 2020년에도 증가세는 멈추지 않았다. 서울권에서 유행하던 성인용품 가게는 2019년을 기점으로 무인점포로 변형돼 대전지역 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구매자들을 위해 한적한 곳에 매장을 운영하던 방식에서 무인점포로 바뀌며 대학가와 번화가 주변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현재는 약 12개의 무인 성인용품 매장이 지역에서 운영중이다.

대전지역 대학가 중 궁동에 위치한 무인 성인용품점을 직접 방문해봤다. 가게에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또 다른 문 앞에 주민등록증을 스캔하는 기계가 있었다. 주민등록증으로 성인인증을 하고 들어가보니 피임기구뿐만 아니라 코스튬 등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있었다. 청소년들이 신분증을 도용하면 언제든지 방문과 구매가 가능해 특별관리가 필요해 보였다. 무인점포의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무인 성인용품 프랜차이즈 관계자 A씨는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이 20~30% 늘었다"며 "우리나라는 고객들이 성인용품 가게에 방문하는 걸 꺼려서 무인가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젊음의 거리 이태원에선 직원이 직접 성인용품을 설명해주고 추천해주는 가게도 있다. 이태원에서 성인용품 가게를 하는 강혜영씨는 건물이 매도되기 전까진 여성 친화적 성인용품 오프라인 가게를 운영했다. 강 씨는 "성인용품은 몸에 친밀하게 닿는 용품이라 몸의 특징에 따라 고를 수 있어야 하고 안전이나 감염 여부 등을 꼼꼼하게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전보다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찾고 친구, 연인과 방문하는 분도 늘어났다"며 "연령대도 40~60대 그 이상까지 다양하게 온다"고 전했다.

한편으론, 안전하고 다정한 성관계가 어려워 성인용품을 찾는 여성들이 늘어났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성의 경우 성관계에서 임신 위험성도 부담해야 하고 불법 촬영물 등의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 사는 20대 여성 B씨는 "성인용품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같이 사는 가족에게 들킬까 봐 걱정된다"며 "(무조건 쉬쉬하기보단) 성관계에서 피임기구를 사용하는 걸 가르치는 등 성교육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주 충남대 여성젠더학과 교수는 성인용품 사용은 지양해야 하지만 수요가 증가하는 사회적 배경을 봐야 한다고 했다. "성적 욕구는 남녀 모두에게 건강한 욕구"라며 "그런데 성인기구 만을 사용한다는 것은 건강한 성관계가 차단됐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맨틱한 관계에서 여성에게 전통적 성 역할을 강요하는 젠더 권력문제로 안전하고 다정한 성관계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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