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부지 복합문화시설 조성 계획에 연극계 반발 일파만파

  • 문화
  • 문화 일반

국립극단 부지 복합문화시설 조성 계획에 연극계 반발 일파만파

민간자본 조성 정부방안, 대전 등 전국연극계 반발 확산
"국가 대표 공공극장 위상 저해, 상업위주 운영 본질 훼손도"

  • 승인 2022-06-22 18:41
  • 수정 2022-06-23 13:34
  • 신문게재 2022-06-23 6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국립극단전경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자리에 민자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정부의 방안에 대한 연극계 반발에 대해 대전 연극계는 한국연극의 상징성을 품은 공공극장의 위상을 저해한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출처=국립극단>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자리에 민자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정부 방안을 둘러싼 연극계 반발에 대전연극계도 가세했다.

대전연극계는 한국연극의 상징성을 품은 공간에 복합문화시설을 들인다는 것 자체가 대표성을 띤 공공극장의 위상을 저해한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민간자본 유입에 따른 상업시설 위주 운영으로 본질이 왜곡될 수 있을뿐더러, 공론화나 숙의 과정 없는 졸속 행정으로 연극계는 물론 타 장르와의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윤진영 대전연극협회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극단의 전용공간을 건드리는 것 자체가 공공극장의 위상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예술과 상업의 접목으로 인한 시너지는 일부분 인정하지만, 민간자본 유입에 따른 상업시설 위주의 운영체계 전환으로 공간의 정체성마저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연극협회는 16일 '범연극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성명을 내고 "예술인·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 없는 민자 유치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서계동 복합문화시설 조성사업은 현재 국립극단이 사용 중인 서계동 7905㎡ 부지에 임대형민자사업(BTL) 방식으로 대공연장 1200석, 중공연장 500석, 소공연장 3개(300석·200석·100석) 등을 갖춘 지상 15층 지하 4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1244억 원 투입으로 복합문화시설과 함께 예술인 행복(임대)주택을 포함하며, 2023년 7월 착공해 2026년 12월 말 준공을 목표로 현재 사업자 선정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립극단은 1950년 중앙관립극단으로 설립한 우리나라 유일의 국립국장 전속극단으로 남산 국립극장에 있다가 2010년 재단법인으로 전환되면서 옛 기무사 수송대 터였던 지금의 서계동 부지로 옮겨졌다.

대전 연극계는 이번 복합문화시설 조성으로 인해 국립극단 고유 공간이 사라질뿐더러, 한국연극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의 위상과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입을 모은다. 실제로 문체부는 지난달 공청회에서 연극을 비롯한 무용과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예술 분야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2014년 기본계획 수립부터 지난해 사업계획 고시까지 일련의 행정절차에 공청회나 논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밀실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연극이 확보할 공간의 부적절한 활용이 선례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사업방식 변경과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나선 한국연극협회에 21일 답변서를 통해 오는 24일 2차 공청회(5월 25·26일 1차 공청회)를 열고 추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체국장의 15분 남짓 브리핑과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되는 공청회 자체가 여론 잠재우기에 그치는 요식행위일 뿐이라는 게 연극계의 시각이다.

지역 연극계 인사는 "실용적이고 실험적인 연극을 통해 한국연극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국립극단의 고유 공간에 민간자본으로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고 무지한 판단"이라며 "10여 년 전부터 추진돼 온 사업 구상에 공론화나 숙의 과정이 빠지면서 연극과 다른 장르와의 갈등을 국가기관이 조장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1.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2.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5.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