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연 상담교사 |
청소년기 자녀는 발달 시기상 부모로부터 심리적, 정서적으로 독립하여 부모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여 결정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이다. 부모와의 관계를 벗어나 또래와의 거리를 지키며 사회성을 키워나가고, 학교나 학원에서는 선생님들과의 적정 거리를 지키며 관계를 유지한다. 이 시기 자녀들은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밖에서 친구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도 한다. 많은 부모가 말로는 빨리 자녀들이 자신의 품에서 독립하길 바라면서 청소년기에는 자녀와 느껴지는 거리감에 불안해하며 오히려 부모가 자녀 옆에 있으려고 한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명령하고 애원하고 화내기를 반복하면 부모가 원하는 자녀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녀에게 덜 명령하고, 덜 가르치고, 덜 다그치는 게 좋다. "어디서 엄마한테 말대꾸야?"라고 비난하기보다는 '너무 화가 났나 본데 무슨 일인지 들어보자.'라고 행동이 아닌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숙제는 안 하고 맨날 게임만 하냐?"라는 질책보다는 '숙제가 안 되어 있네! 어떻게 된 일이야?'라고 자녀가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설명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방문 열어놓고 공부해! 컴퓨터 하지마!."라는 명령과 협박보다는 '오늘은 몇 시까지 끝낼 수 있어?'라며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자녀가 스스로 계획하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믿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거리두기! 특히 청소년 자녀에게는 코로나19를 이겨냈던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적정한 거리를 두고 유지하며 서로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는 것이 부모와 자녀 사이의 건강한 거리이다. 누군가가 자녀가 부모를 힘들게 할 때 '남의 자식 대하듯' 하라고 조언하는 것을 들었다. 거리가 유지되는 남의 자식에게는 허용적이고, 가능한 많은 것들이 내 자녀라서 안되는 경우가 있지는 않은지 자녀와 거리를 두고 한 발짝 물러서서 자녀가 스스로 경험하고 판단하게 지켜봐 주는 것은 어떨까? 그 거리가 잘 유지한다면 부모는 자녀에게 여전히 좋은 부모,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김남연 중학교 전문상담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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