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2주년을 맞아 청흥대전충남가야금악단의 '그 여름 붉은 꽃' 무대가 25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 무대에 오른다.<청흥가야금악단 제공> |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리는 대전 산내 골령골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번 공연은 김순진의 연출과 서은미의 춤이 어우러져 유린당한 수많은 지역민의 잊지 못할 아픔을 예술로 승화한다.
청흥가야금악단 대표 김순진을 필두로 유현문과 이은별이 가야금 연주를, 소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자인 김아련, 대금은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애원성 퉁소분애 이수자 김진석, 해금에는 우상은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강사가 참여한다. 남기석의 장구와 남지미의 신디사이저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대전형무소에 수용됐던 재소자와 대전·충남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7000명에서 1만여 명이 집단 학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연은 골령골의 풍광을 담은 음악 '저 너머 산촌, 골령골'을 시작으로 '고향의 봄'에 이어 1950년 그 여름의 아픔과 슬픔을 표현한 '그 여름 붉은 꽃', '그 새벽에서 저녁이 올 때까지'를 선보인다. 이어 망자의 원혼을 달래는 의미를 담은 '살풀이춤'과 '골령골 산허리, 꼭 돌아오리'를 연주한다.
이번 선보이는 무대 대부분이 올해 위촉 초연작품이라는 점에서 감동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그 여름 붉은 꽃'은 대전 산내사건 희생자 유족회장 전미경의 시를 가사로 얹어서 작곡한 곡으로 전통 가곡 창법으로 부른다.
김순진 청흥가야금연주단 대표는 "대전은 한국전쟁 아픔의 축소판이며, 당시 대전의 큰 아픔인 골령골에 관한 이야기를 연주 주제로 선정했다"며 "국악은 한국인의 아픔을 잘 표현한다. 음악적 표현과 함께 당시의 시대상을 연상하면서 이번 공연을 관람하면 감동이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25일 오후 5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열리며, 자세한 사항은 청흥가야금연주단이나 국악원에 문의하면 된다.
한편, 대전충남가야금연주단 '청흥'은 1995년 창단 이후 해마다 정기연주회를 열고 시민들과의 소통을 이어오며 한국과 중국이 주목하는 주제가 있는 디아스포라 가야금연주단체다. 다롄 뤼순 안중근 의사 109주기 추모음악, 하얼빈 국제음악회, KBS 국악한마당, 국립국악원 목요상설무대,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기획공연을 등 다양한 연주를 선보인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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