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정 센터장 |
지난주 청년정책의 현황 청년 마음건강에 대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청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물어봤다. '에너지', '즐거움', '도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세대'라는 키워드가 나왔다. 또 한 번은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정책에 대해 강의할 일이 있었는데 같은 질문을 던졌더니 '무기력', 'N 포 세대', '구직난', '외로움', '도전과 실패'에 대한 키워드가 나왔다. 청년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세대에서 바라보는 청년의 시각이 이렇게 다르다.
대전청년내일센터는 청년들의 심리적 안전망을 위한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4월부터 세 개의 상담소와 연계해 청년 상담을 시작했다. 상담이 시작되고 약 3주간의 신청 현황을 보면 100여명의 청년이 마음건강상담에 신청했다. 실적이 높아서 기쁜 마음보다는 청년 마음건강에 대한 위험성이 수치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청년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청년 당사자가 느끼고 있는 우리 세대에 대한 어려움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드는 순간이었다.
대전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청년 마음건강과 관련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마음 상담소, 토닥토닥, 마음 안아주기, 마음 정류장 등 이름만 들어도 위로가 되는 정책들이 있다. 그 외에도 국비사업으로 마음건강 바우처 사업 또한 시행하며 실질적인 청년 복지 증진에 큰 역할들을 하고 있다. 더 이상 청년들의 우울증, 심리적 불안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청년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하루에도 수백 번의 감정들이 올라갔다 가라앉다 반복된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화나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일까.
더 이상 청년들의 마음건강은 '우리가 나약해서', '노오력을 하지 않아서' 가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5평 남짓한 원룸에 다시 고립되는 청년들, 삶에 치여 건강을 제일 먼저 포기하는 청년들에게는 열심히 살아 보고 싶은 마음조차 포기하게 된다. 4월에 진행했던 청년 주민참여예산제 워크숍에서 분과별로 나누어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일자리와 놀자리, 설자리, 살자리 등으로 분류해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신기하게도 모든 분과에서 마음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너무나 다양한 문제들이 청년들을 괴롭히고 있다. 결국 청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공급자 중심에 대한 서비스 지원이 아닌 수혜자를 중심으로 고민하는 마음건강 지원 사업들이 필요하다. 단순 개인의 마음에 대한 다짐, 노력해야 하는 무언가에 대한 상담이 아닌 전체적인 환경과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 설자리와 놀자리를 연결하는, 일자리와 설자리를 연결하는 이음매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
삶의 질 향상을 높일 수 있는 정책들이 앞으로 더욱더 많이 만들어지고 시행될 거라는 기대감을 품고 우리 청년들도 조금은 다른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특별한 누군가만이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 꺼내보는 연습. 지금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던져 보는 것. 나의 마음이 안녕한지 들여다보고 서로의 안녕을 궁금해하는 오지랖이 결국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믿음을 가져보는 것. 우리에게는 그런 연대가 필요하다. /우수정 대전청년내일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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