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대전시립무용단 제71회 정기공연 '인연(因緣)-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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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대전시립무용단 제71회 정기공연 '인연(因緣)-가족사진'

유희성 공연칼럼리스트

  • 승인 2022-06-16 14:39
  • 신문게재 2022-06-17 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시립무용단공연사진
유희성(칼럼리스트)
유희성 칼럼리스트
지난 10일과 11일 선보인 대전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 '因緣(인연) - 가족사진'은 우리 역사, 특히나 1960년 대전역에서 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했던 3.8 민주화 학생운동과 격랑의 시대 근현대사와 대전의 역사적 찰나를 담아낸 사진작가의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진의 예술적 상상력이 가미되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상태를 돌아보게 한 무용단의 제71회 정기공연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이기도 한 3.8 민주의거는 충청권 최초의 민주주의를 향한 본격적인 학생운동으로 대구의 2.8 의거, 마산의 3.15 의거와 함께 4.19 민주화 의거로 연결되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대전역을 중심으로 시민들과 전 국민의 자유로운 삶을 위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행동과 불의에 맞서 온몸으로 항거했던 대전 시민의 함성이다. 그 메아리가 오늘날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자유, 경제적 발전을 견인한 중추적 역할을 한 역사적 의거이다.

대전시립무용단은 1985년 창단되어 37년 동안 수많은 작품 활동을 해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대전 지역 춤 문화발전을 견인하며 한국 춤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으며 국, 내외적으로 한국 춤을 통해 한국의 문화예술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가무악(樂歌舞) 일체를 표방하며 수많은 예술적 경험과 다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통과 동시대적 작품 개발로 2021년 대전시립무용단 김평호 예술감독 겸 상임 안무자의 취임으로 그동안의 가치를 바탕으로 전통춤과 동시대, 미래를 아우르는 춤의 양식 개발을 더해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무용단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동안의 대전시립무용단의 전통적인 색채에 2021년 '천몽-단재의 꿈'에 이어 과감하게 시도한 동시대적 접근의 공연 양식을 더한 대중적인 작품성으로 거듭나 대전시민뿐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고 오늘날 민주주의와 경제적 부흥,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계기를 재인식하게 함은 물론이고, 그날의 치열했던 조상들의 헌신과 정의로운 투쟁의 역사를 되새기며 무한 감사와 더불어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한치도 허투루 지내지 말고 미래 세대가 더 큰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더 잘 살아야 한다는 다짐을 갖게 한다.

작품은 한국 춤 호흡을 깊게 내재하지만, 그 시대, 급변하던 시대적 특성인 외래문물과 더불어 다양한 음악적 변화와 춤사위들을 과감하게 더하고, 시대적인 불안한 정서에서도 기꺼이 피어나는 낭만과 더불어 현실을 직시하며 빼앗긴 자유와 사회적 억압의 불합리한 현상에 대해서 과감하게 투쟁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자각하여 과감하게, 대전역 광장에서 당시 유행한 스윙댄스를 주축으로 댄스대회를 가장한 시위를 주도한 고등학생 '선희'와 유년시절 아버지의 사진관에서 자연스럽게 사진술에 호기심과 기술을 습득한 후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게 된 '귀동'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이 그 시대적인 사건과 상태를 바탕으로 현재의 귀동이 사진첩을 보며 그 시대 그날들의 순간들을 기억해내고 되살리며 관객들과 함께 그날의 시간으로 동행할 수 있도록 이끈다.

선희와 귀동 역뿐 아니라 등장 신마다 특출 난 기량의 단원들이 자유롭게 즐기며 세상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며, 신나는 춤사위와 세련된 기량은 보는 내내 무대에서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김태근 작곡의 음악은 작품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연결하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과 애틋한 낭만, 격하게 밀려드는 자유에로의 간절함을 매끄럽게 연결하고 극적으로 연결되어 구체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입체적인 음악으로 구성해 음악적인 만족감을 주었으며 특히나 '인더바인'팀의 라이브 연주는 생동감과 더불어 제반 작품의 에너지를 크게 향상하게 해줬다.

전통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하며, 동시대와 미래 세대를 배려한 대전시립무용단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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