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수행 중 물려받은 것" 일본 주지승 약탈 부정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조선 수행 중 물려받은 것" 일본 주지승 약탈 부정

대전고법 민사1부 금동관음보살좌상 인도 소송
일본 간논지 주지승 공판 출석해 입장 밝혀
1953년부터 도난 직전까지 시효취득 첫 주장

  • 승인 2022-06-15 17:32
  • 신문게재 2022-06-16 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일본스님3
15일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의 소유권 소송 관련 보조참가인으로 대전고법에 출석한 일본 간논지 다나카 세쓰료 주지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의 소유권을 다투는 항소심에서 일본 사찰의 주지승이 1527년 조선에서 물려받아 절도 전까지 계승돼 왔다고 주장했다.

대전고법 민사1부(재판장 박선준)는 15일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인도 소송의 항소심을 속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일본 쓰시마(대마도)의 사찰 간논지(觀音寺·관음사)의 대표임원인 다나카 세쓰료 주지승이 보조참고인으로 출석해 재판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일본 사찰 간논지는 2012년 한국인 문화재 절도단이 불상을 훔치기 전까지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보유했던 곳이다. 국내 불교계는 금동관음보살좌상 복장유물의 기록을 바탕으로 불상이 1330년 무렵 제작돼 충남 서산 부석사에 봉안됐으나, 왜구가 서산을 약탈했을 때 일본 간논지 사찰로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석사는 불상을 사찰에 반환해줄 것을 법원에 요구하는 유체동산인도 소송을 제기해 2017년 1월 대전지법 1심에서 승소했다. 1심 재판부는 왜구가 비정상적 방법으로 불상을 가져갔다고 보는 게 옳다는 취지로 불상을 부석사에 반환할 것을 선고했는데, 훔친 불상은 일본에 반환하겠다는 입장인 정부를 대신해 검찰이 항소해 대전고법에서 2심 진행 중이다.

일본스님2
일본 간논지 다나카 세쓰료 주지승이 대전고등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이날 대전고법 법정에 출석한 다나카 주지승은 "저희 사찰에 불상이 봉안되었다고 알려진 1526년 이후 원고가 불상의 반환을 요구하는 등의 행적이 없었다"라며 "이는 간논지를 창간한 종관이 조선에서 수행 중에 적법하게 물려받아 가져와 법당에 세운 것으로 감추거나 폭력이 없었음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저희 사찰이 법인으로 성립된 1953년부터 도난 사건이 발생한 2012년까지 불상 소유가 평온하게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민법에서 10년 또는 20년간의 점유 시 취득이 인정된다"고 시효취득을 처음 주장했다.

이에대해 부석사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우정 김병구 변호사는 "조선에서 1527년께 불상을 적법하게 취득했다는 주장인데 증거가 제시돼야 한다"며 석명을 요구했다.

공판을 마친 뒤 부석사 측 원우 스님은 "일본이 참여하면서 일단락 됐던 소송에 새로운 주장이 제기돼 검토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라며 "불상을 일본에 돌려주고 반환받는 방식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NHK 등 일본 언론 20여명이 대전법원을 찾아 취재활동을 벌였고, 법원은 본 법정 외에 중계법정을 개방해 방청객을 추가로 받았다. 재판부는 8월 17일 오후 2시 변론을 이어간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3.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