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은행동에 자리한 (주)다비치안경(옛 한국산업은행 대전지점) 건물의 외벽 보수공사가 알려지면서 근대문화유산 보존 여부와 공사 방향에 이목이 쏠린다.<사진=한세화 기자> |
국가등록문화재 18호로 지정된 근대건축물인 만큼, 근대도시 대전의 역사적 정체성과 가치 보존을 위한 노력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지역 문화계가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지역의 근대건축 전문가들은 외벽 타일 마감재 구현이 최대 난제가 될 거라는 전망과 함께, 국고 보조 없이 소유주의 자체 재원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향후 활용에 있어서 낙관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다비치안경이 과거 안경테마박물관을 건립하기로 한 대전시와의 약속을 10년 넘게 지키지 않은 데 이어, 외벽 상태가 가치평가의 기준이 되는 등록문화재 근대건축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외형 보존상태가 핵심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다비치안경에 따르면, 옛 산업은행 대전지점 건물의 소유주인 '다비치안경체인'은 5월 23일부터 내년 11월 30일까지 건물 외벽 보수공사 진행한다.
현장에 가서 확인해보니, 오른쪽 외벽 상단 타일의 일부가 떨어져 외벽 내장재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깨진 타일은 건물 옆 공터에 쌓여있었으며, 건물 앞 보행자 통행로에는 '낙석 주의' 표시와 함께 나무로 만든 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다비치안경 측은 벽체 타일 파손을 비롯해 타일 접촉면 문제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완료했으며, 문화재청의 국고보조 없이 자체 시설관리팀의 직접 공사 입장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문화계는 근대건축물인 다비치안경 외벽의 타일 마감재 구현이 이번 개보수 공사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거라는 분석이다. 당시 건축양식인 고전주의를 표방해 만주와 독일에서 수입한 화강석과 테라코타 타일을 어느 정도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국가등록문화재의 보수공사에 있어서 국고보조 없이 자체적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향후 건축물 활용의 '허가'에 따른 구속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의 근대건축 전문가는 "등록문화재 가치평가의 기준이 되는 외형의 보수공사에 있어서 역사적 보존의식을 얼마나 녹여낼지가 관건"이라며 "국고보조 없이 자체예산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향후 건축물 활용에 간섭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