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아를 죽여라' vs '자아를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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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아를 죽여라' vs '자아를 세워라'

염홍철 / 새마을운동중앙회장

  • 승인 2022-06-15 16:35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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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우리는 '자아(ego)'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자아형성, 자아회복, 진정한 자아, 강한 자아 등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자아란 '나 자신'과 동일시하는데, 조금 더 전문적으로 해석하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등을 통해 외부와 접촉하는 행동의 주체'를 말합니다.

특히 리더십을 얘기할 때 강한 자아를 가져야 카리스마를 만들어 내어 존경심을 유도하고, 적대적인 사람까지도 추종자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요. 또한 심리학자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이론'에 의하면 마지막 5단계가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자기 발전을 계속함으로써 잠재화를 극대화시키게 되고 그것이 자신을 완성한다는 의미입니다. 대부분이 진정한 자아형성은 더욱 성숙한 인간을 만든다는 가설을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적인 관점은 위와 같은 주장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자아를 죽여라'라고 일갈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부족함과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강력한 자아보다는 '겸허함'에서 자아를 찾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겸허함이란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나의 지혜와 나의 모든 것으로도 부족한 듯이 느껴진다"라고 말하면서 겸허함을 실천한 링컨의 리더십을 약하다고 평가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즉 자신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지요.

불교에서는 '자아 없음'을 강조합니다. 삶의 어느 순간에도 우리는 '나' 또는 '나의 것'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은 채 나를 내려놓고 삶을 경험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세속을 초월한 상당한 경지겠지요.



그런데 오프라 윈프리가 격찬한 에크하르트 톨레가 쓴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 책에서 "나 자신을 비롯한 모든 것을 파악하는 방법에 변화를 불러왔다"고 했습니다. 톨레는 '자아는 자신에 대한 허구의 이미지'라고 단정하면서, 자아에 파묻혀 삶으로부터 멀어진 자신을 다시, 이 순간의 삶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한 것이지요. 이 책의 원제는 <새로운 지구, A New Earth>인데 이 책을 번역한 류시화 작가는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해서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로 붙인 것입니다.

톨레는 생각과 감정을 자신이라고 여기는 인간의 근본적인 '착각'을 파고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아의 가장 큰 병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과거나 미래에서 찾고 현재의 순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톨레가 던지는 핵심적인 화두는 자아에 의존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는 일이라고 한 것입니다. 자아라는 허구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책임지는 일이 중요한데 지금 이 순간, 삶으로 다시 떠오르는 일이 행복을 만드는 것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불교의 '자아 없음'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자아는 불행의 원인이며 여기에서 벗어나면 '지금, 이 순간'의 자유와 기쁨을 만난다는 톨레의 메시지는 우리를 새로운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염홍철 / 새마을운동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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