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애견분양 가게에 새끼 강아지들이 유리에 전시되고 있다. |
# 지난 5월, B씨는 반려동물을 140만 원에 분양받았다. 집에 데리고 온 지 11일째, 새벽에 일어나 밥을 주려고 하는데 동물이 온몸이 뻣뻣해지면서 죽었다. 업체에 문의했더니 동종의 반려견을 분양해줄 테니 50만 원을 입금하라는 답변뿐이었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확산하며 분양받은 동물을 '환불'하려는 소비자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동물을 바라보는 성숙한 태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분양받거나 입양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에 30%에 달한다. 펫산업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동물을 대하는 성숙한 태도는 부족해 관련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는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분양받았다가 '환불'하길 원하는데 펫샵에선 이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에 따르면 애완동물 관련 민원은 2019년엔 11건, 2020년엔 16건, 2021년엔 9건이었지만 2022년엔 1월부터 6월 중순까지 19건으로 급증했다. 반품하려면, 견종과 질병, 동물등록대행비 등으로 '파양비'를 받는 곳도 있다. 단순 변심으로, 반려동물이 분양받았을 땐 몰랐던 질병에 걸려서, 반려견을 분양받은 소비자가 병에 걸려 병원비가 부담되고 동물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해서, 반려동물을 데리고 왔는데 일찍 죽어서 등 반품 사유는 다양했다.
미디어에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지만, 실제론 동물을 돌보기 위해선 금전적·시간적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중성화 수술, 건강검진 등 막대한 병원비가 들어가지만, 병원마다 치료비용을 천차만별이다. 동물을 집에 홀로 내버려 두고 여행가기도 불편하며 배설물, 털, 산책 등 관리도 번거롭다.
이에 전문가들은 생명을 사고파는 문화가 잘못된 것이며, 반려동물을 분양받을 땐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조현아 대전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지부 국장은 "판매자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비자를 연결해야 하고 구매자도 신중하게 동물을 데려와야 한다"며 "최근 반려동물 환불에 대한 민원이 자주 들어온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동물권 단체에선 반려동물을 사지 말고 입양해야 한다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펫샵에 판매되는 번식장에서 오는 동물들은 어미가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 면역력이 취약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동물은 생명이기 때문에 건강이나 성격 등에서 예상치 못하는 문제가 당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동물에 환상을 갖고 장난감처럼 사고파는 상행위가 문제"라며 펫샵을 불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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