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교수 |
대전시는 시 체육회가 모든 체육예산과 문제들을 떠안고 있고, 5개 구청과 구 체육회는 뒷짐을 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시 5개 구의 체육 예산은 타 시·도 시·군에 비해 너무 낮고(228곳 중 200위권), 전문체육을 지원과 실업팀도 운영하지 않고(유성구만 운영) 생활체육에만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당연히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없을뿐더러 전문체육 선수들의 진로가 막혀 지역의 체육 인재들이 운동을 그만두거나 대전을 떠나고 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대회가 열리면 대전시민들이 응원할 대전지역 출신 선수들이 없는 이유다.
대전시민 1인당 체육시설 면적은 1.49㎡로 전국 평균 4.51㎡에 3분의 1밖에 안 된다. 축구장 13곳과 테니스장 9곳, 생활체육관 배드민턴장 14곳, 야구장 3곳 등이 있으나 대구, 광주, 인천의 절반 수준이다.
체육시설은 전문체육 선수들과 시민들이 사용하고 남는 여유분을 가지고 지역대회를 개최하고 전지 훈련팀을 유치하거나 전국대회를 유치해 지역의 스포츠마케팅 효과인 경제 유발효과를 일으키는 사업장이 되어야 하는데 대전은 그럴 여유 시설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전라도와 경상도는 스포츠마케팅 차원의 체육시설 확충을 위해 체육관 옆에 체육관을 짓고 운동장 옆에 운동장을 짓는 국비 지원 공모사업에 대응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열심히 사업을 따내 수많은 체육시설을 확보하고 크고 작은 종목별 체육대회와 전지 훈련팀을 유치하고 있는데 대전에선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
대전은 정부 지원사업에 찬밥신세가 된 지 수십 년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초생활 체육 저변 확산을 위해 국민체육센터와는 다른 지원사업인 실내빙상장과 실내테니스장, 다목적체육관, 유소년축구 전용구장, 문화체육콤플렉스, 컬링장, 세계바둑스포츠컴플렉스, 스포츠가치센터 건립 사업을 2015년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1003억원을 지원했는데 대전은 선정된 적이 없다.
대전은 다른 지역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오는 도시가 아니고 대전의 팀조차 전지훈련은 여름이면 산으로, 바다로, 겨울이면 따뜻한 남쪽 나라로 훈련 가는 현상들이 당연시되어 지역의 체육 예산이 그대로 다른 지역으로 소모되는 모습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전지훈련팀을 유치하거나 이벤트를 개최할 체육시설도 없고 심지어 수많은 세금을 내는 골프장도 적고 스키장과 요트장도 없어 대전은 이래저래 체육시설이 매우 열악한 도시다.
체육시설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에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체육시설이 열악한 도시가 체육시설 건립이 우선 지원되도록 요구해야 한다. 또한 비교적 여유가 있는 대학의 체육시설을 활용해 지역주민들의 생활체육 수요를 해결해 주는 전략이 적절한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고 있는 체육시설 건립과 개보수 사업 대상이 초·중·고로 제한돼 있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원을 유치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또 대전에는 한화이글스와 대전하나시티즌, 삼성화재배구단의 3대 프로스포츠 구단이 자리하고 있다. 모처럼 유치한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보았듯이 대전시민은 빅 스포츠이벤트 유치에 열광하고 있다. 더 많은 경기를 유치해와야 한다.
한편 대전체육포럼은 서남부스포츠타운 및 안영생활체육단지 조기 조성과 축구장, 야구장, 테니스장(실내화), 배드민턴장 설치, 대학 체육시설을 지역생활체육시설과 연계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체육시설관리 경영 전문화, 체육지도자 처우개선 및 프로 스포츠팀 지원 강화도 요구했다. 전국규모 체육대회 및 Mega Sports Event 유치와 구 체육 예산 확대, 구 전문체육 육성(실업팀 창단), 구 장애인체육시설 확대도 주장했다. 생활체육(스포츠클럽)과 전문체육(학교 운동부)의 선순환 시스템 구축, 교육청-시청-체육회-회원종목단체-유관기관 협업 체제 구축, 지역 청소년 체육행사 개최 확대, 학생 선수의 훈련 환경 현대화 그리고 청소년 전용 체육시설건립(학생체육공원) 사업 추진을 제안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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