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충남 천안병)은 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충청권 지역경제의 버팀목, 지방은행 설립 현실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충청 출신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국회 정무위원회)도 지방은행 설립에 적극 힘을 실어주는 등 정치권에서 앞장서는 모습이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충청권 4개 시·도 지자체장에 당선된 이장우·김태흠·최민호·김영환(국민의힘) 당선인들도 후보 시절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거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도 예상된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은 23년간 지방은행 부재로 심각해진 소득 역외 유출과 지역 금융서비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추진되고 있다.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주민들 대상으로 금리와 대출한도의 혜택을 부여하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경쟁력에 우려감을 나타내며 미온적인 입장인 가운데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지역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지방은행 설립에 따른 지역금융시장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기존 지역금융시장의 조화가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충청의 지역은행 역할을 담당해 온 '하나은행'을 꼽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예전의 지방은행인 충청은행을 1998년 인수한 이후 지역은행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인수 초기에는 지역에서 '충청 하나은행'이라는 타이틀을 고수했으며, 대전시금고, 지역화폐 온통대전 운영 대행사 등 각종 금융지원에 힘쓰고 있다.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을 인수한 것도 '하나은행'이다. 그동안 지방은행 설립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하나은행은 지역사회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이 지방은행 설립의 일정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 내 기반을 닦아 놓은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인 농협과 지역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도 지방은행 설립에 예의주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상황에 따라서는 설립 과정에 이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들은 지방은행 설립 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의 설립 특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역 밀착 영업이 불가피하다. 상호금융권 입장에서는 성가신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지역 금융권 한 인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치권이 나서 주도적으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조심스럽겠지만, 기업 논리 관점으로만 보면 기존 지역금융시장 입장에서는 지방은행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지방은행의 차별성을 강화하고, 기존 금융시장과의 상생, 조화를 위한 부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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